[르포] 롯데물산, 롯데 스마트오피스의 첫 역사를 쓰다

2017-02-22 07:19

롯데물산 사무실 내 라운지 전경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지난 2월 9일 제2롯데월드타워가 서울시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다. 2010년 11월 착공 이후 2280일이 지나 '하늘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정식 개장을 2개월여 앞둔 시점, 타워에 누구보다 먼저 입주한 곳이 있다. 바로 롯데물산이다. 이 회사는 창립 이후 35년간 독립된 사무실이 없이 지내왔다. 그러한 설움을 극복이라도 하듯 지난 19일 제2롯데월드타워에 가장 먼저 둥지를 틀었다.

롯데물산은 제2롯데월드타워에 19층에 들어섰다. 이 층에 내리면 롯데물산의 사무 공간이 펼쳐진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순간 마주하는 정면은 통유리다. 한눈에 서울 도심이 보일뿐 아니라, 새하얀 사무공간을 살아있는 식물들이 채우고 있어 마치 '도심 속 정원'같은 느낌을 준다.

사무실 안에 식물을 키우는 것은 관공서나 다른 외국계 기업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사례지만, 롯데물산 내 식물 공간은 소규모 식물원 수준과 비슷했다.

이는 단순히 사무실 분위기를 쾌적하게 할뿐 아니라 깨끗한 공기 및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준다. 또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배려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번 스마트 오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3無' 정책이다. 구체적으로는 ‘선'이 없고 '칸막이'가 없고, '종이'가 없다. 롯데물산이 이 3가지를 없앰으로써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임직원간의 소통 극대화다.

'칸막이'가 없는 사무실 안에서 직원들은 직급에 상관없는 자유로운 착석이 가능하다. 같은 업무를 담당한 직원끼리 앉아도 되고, 자기만의 집중이 필요한 날에는 별도로 마련된 '포커스룸'을 이용하면 된다.

적당한 토론이 가능한 개방식 테이블도 있고, 진중한 논의를 할 수 있는 보다 정형화된 공간도 갖췄다. 

랜선과 같은 '선'이 없기 때문에 직원들은 각자 노트북을 들고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다. 사무실 입구에 캐비닛이 있어, 퇴근할 때는 안전한 보관이 가능하다. 추후 '종이'를 없애는 전자결재 시스템도 확충할 예정이다.

한편, 신동빈 롯데 회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치고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애완견을 데리고 출근해도 될 만큼 회사를 가고 싶은 근무환경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편안한 근무환경에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는 적절한 휴식이다. 과학적으로도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좋다.

이에 따라 롯데물산 오피스 내에도 다양한 휴식 공간이 마련됐다.

카페 형식인 라운지에서는 업무뿐 아니라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안마기가 설치돼 임직원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비타민룸’도 마련했다. 임산부와 모유 수유 여직원들을 위한 ‘맘편한방’도 빼놓을 수 없다.

너무나 혁신적인 업무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있다. 칸막이 사무실과 종이 서류 결재, 상사에게는 노크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 관습에 익숙했던 임원들이다.

롯데물산은 임원실마저 투명한 유리 벽으로 인테리어했다. 투명한 유리가 주는 수평적인 느낌과 개방된 느낌을 이용했다. 위에서 아래뿐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의 소통도 원활하도록 만든 것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전체 직원이 150명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계열사임에도, 정해진 좌석으로 인해 원활한 소통에는 무리가 있었다"며 "지금은 하루하루 자리가 바뀌는 구조니까 더욱 많은 사람과 친해진 듯하며, 앞으로 이런 일들이 일을 함에 있어 업무 공유나 의사소통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