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기획 폭로" VS "검찰 보도 무마 논의"…고영태 파일 엇갈린 시각

2017-02-20 21:41

지난 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법정을 나서 차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20일 공개된 이른바 고영태 파일을 둘러싼 내용에 대해 검찰과 최순실 측의 입장이 분명하게 갈렸다.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받도 있는 최순실(61)씨는 이날 재판에서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 일부를 제시하며 최근에 불거진 모든 의혹들이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그의 측근들이 벌인 '기획 폭로'라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는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같은 녹음파일에 대해 검찰은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대책 논의라는 극명하게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최씨 변호인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고씨 측근인 류상영 더블루K 부장과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 사이의 대화 녹음을 공개했다.

파일에서 류씨는 김씨에게 언론사 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네가 양날의 칼을 쥐고 있다", "줄 수 있는 환경을 조금만 기다려 보자"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씨는 고씨 일행이 사태를 부풀려 폭로한 뒤에 미르·K스포츠재단을 장악해 이권을 챙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파일에 대해 지난해 7월 녹음됐다면서 "김씨와 류씨가 기획 폭로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앞으로 어떤 포지션(위치)을 취할지 밀도 있게 논의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검찰은 해당 기자가 이미 '국정 농단' 사태를 보도하기 직전이었고, 류씨와 김씨는 오히려 보도를 막기위한 취지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지적하며 반박했다. 또 "대화 취지는 오히려 최씨에게 요청해서 해당 기자에게 공천을 시켜주고 보도를 막아보려는 취지"라면서 "그런데도 '딜'이 안되고 보도가 되면 그때는 친박이 무너질 것이라는 언급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기자로부터 의혹을 보도하겠다는 언질을 받고 최씨 밑에서 일하지 못하게 될 것을 염려한 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