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둘러싸고 말레이-북한 긴장 고조

2017-02-20 15:44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암살 사건을 둘러싸고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으며,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하는 등 이중 조처를 하는 등 강력한 외교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말레이 외교부는 20일 성명을 통해 "협의를 위해 평양 주재 자국대사를 쿠알라룸푸르로 소환한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은 이날 전했다. 

말레이 정부는 또 강철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가 말레이 정부에 제기한 문제와 관련된 설명을 듣고자 그를 외교부로 불러들였다고 발표했다.

강철 대사는 지난 17일 기습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 측의 시신 인도 요청을 거절한 것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측이 뭔가를 숨기면서 우리를 속이려고 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를 해하려는 적대 세력과 결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말레이 외교부는 성명에서 강철 대사가 제기한 비난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말레이 정부는 법에 따라 북한대사관에 이번 문제의 수사 진척 상황 및 절차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말레이 정부는 정부의 평판을 훼손하려는 근거없는 시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북한 측을 비판했다. 

말레이 외교부는 또 "김정남의 사망은 말레이시아 영토에서 발생했으며, 사망자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하는 것이 말레이 정부의 책임"이라며 "말레이 법에 기반한 조사가 투명하게 진행돼 왔다"고 주장햇다.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와 북한은 김정남의 시신 인도와 관련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북한 역시 김정남 시신 인도와 관련해 지난주 평양 주재 말레이 대사를 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더스타는 20일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최근의 북한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가 김정남의 피살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0일 "이번 조처가 김정남 피살사건 직후 이뤄졌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서구 국가들의 분석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김정남이 '중국의 카드'였다는 주장도 황당무계하다고 이번 사건과의 연계성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