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판도 하락 현실화...리스크 관리 숙제로

2017-02-20 15:24
이재용 부회장 무죄 입증 동시에 재정비 안간힘

삼성전자가 '가장 명성 잃은 기업'중 한곳으로 꼽혔다. 갤럭시 노트7 단종사태와 특검수사 영향이 컸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우려가 현실이 됐다. 3년 연속 '톱10'에 들었던 미국 내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가 40위권으로 밀려났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무죄를 입증하는 동시에 흔들림 없는 사업 진행을 통해 '평판 리스크'까지 해결하는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내 기업 평판순위 49위로 추락

20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조사’에서 삼성전자는 49위에 그쳤다. 그간 소폭의 오르내림은 있었지만 2015년에는 3위까지 오르는 등 줄곧 10위권 안팎을 유지했다.

이같은 초라한 성적표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와 특검 수사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해리스폴은 보고서에서 기업 명성의 가장 큰 위험 요소를 '리더의 불법행위'(응답률85%)로 꼽았다. 특히 포승줄에 묶인 삼성 총수의 모습이 전 세계에 공개되면서 삼성은 부패기업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이 부회장의 구속을 빌미로 미국 사법당국은 삼성전자를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수백만 달러의 벌금뿐 아니라 미국 내 공공사업 입찰 금지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삼성을 비롯한 재계 전반에 대한 반감도 걱정거리다. 한달 전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광화문 집회에선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했던 판사에 대한 인신공격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삼성 전열 재정비에 총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8일 삼성전자 노동자의 백혈병 피해에 관한 청문회를 연다.

환노위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8년 10개월만에 사실상 타결됐던 문제가 또 거론되자 삼성은 당혹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도 관건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정기 주총을 경영성과 보고 및 주주들의 질의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만큼 주주들에게 어떤 입장을 밝히고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실천안을 제시할 지 고심 중이다.

삼성은 일단 하만 인수에 성공했고 나머지 계획들도 차질없이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안이 통과된 만큼 정부 기관의 승인을 거쳐 3분기까지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예정대로 태블릿PC 신제품을 발표하고 다음달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출격한다.

특히 이 부회장이 부재중인 만큼 계열사 현안은 각사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굵직한 사안은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