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대한민국
2017-02-20 10:42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종점을 향하면서 신속한 탄핵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는 '광화문 촛불집회'와 탄핵기각과 특검해체를 주장하는 '대한문 태극기집회'의 세(勢)대결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소위 이념에 따른 진영논리를 내세우며 서로의 전선을 확대해 나가는 모양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한창 불거졌던 작년 말에는 '촛불집회'가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이에 대응한 성격의 '태극기집회'가 참가인원을 대폭 늘려가며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일개 사인(私人)으로 인해 기층에 오래 잠복해 온 이념·세대 간 대결이 이처럼 격화된 적이 있었던가. 촛불과 맞불 양측의 힘겨루기 양상은 국론분열마저 극단으로 치닫게 했다.
이유야 어쨌든 촛불과 태극기집단 모두가 강건하고 투명한 국가건설이라는 대의명분을 공통으로 지향하는 것이 아닐까.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언제부터인지 촛불민심과 태극기물결의 왜곡을 우려하는 소리가 많아지고, 물리적 충돌과 극단적인 행동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가 예상되는 3월 초까지 양측의 세(勢)대결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여진다. 아마 헌재의 결정이 내려져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쪽이 불복할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갈등과 후유증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