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특검 칼날…롯데, 이번 주 임원인사 ‘파격’ 대신 ‘안정’ 택했다
2017-02-20 02:20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7일 결국 구속되는 등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매서운 칼날에 재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특검이 수사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SK, 롯데, CJ 등은 만약의 추가 수사에 대비하며 한층 내실경영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이번 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지난해 비자금 의혹 사건 이후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해 약속했던 ‘혁신’ 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는 오는 21일 롯데제과와 롯데케미칼 등 화학 및 식품 계열사 이사회를 시작으로, 22일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 23일 호텔롯데 등 서비스 계열사 순으로 각 계열사 이사회를 잇달아 열 예정이다.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연임과 교체 여부를 포함해 임원 인사 안건을 처리하고, 공식 인사를 발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24일에는 그동안 미뤄뒀던 정기 임원인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신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 선임을 별도로 하지 않고, 그동안 ‘뉴 롯데’ 체제 구축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자신을 좌우에서 보필해 온 ‘황각규-소진세 투톱’ 체제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일단 그룹의 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경영혁신실을 이끌 수장에는 황각규 사장(정책본부 운영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진세 사장(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은 그동안 그룹의 대내외적 소통에 주력해온 만큼 사회공헌위원회를 맡을 것이 유력시 된다.
이 같은 인사 배치는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심복인 두 사람을 통해 안으로는 호텔롯데 상장과 기업지배 구조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의 상생 이미지 재고에 힘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신 회장은 그룹의 4개 BU(Business Unit)장 자리에 ‘젊은 피’를 수혈, 경쟁체제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는 맥킨지 컨설팅 결과를 거쳐 93개의 계열사를 △유통 △식품·제조 △화학·건설 △호텔·서비스 등 4개 BU체제로 재편키로 했다.
BU장 후보로는 △유통 BU장에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식품·제조 BU장에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화학·건설 BU장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호텔·서비스 BU장에는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 등이 각각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핵심인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차이나사업부문장(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4개 BU장의 평균 연령은 만 62.75세로 60대를 전진 배치, 세대교체를 꾀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인사는 기존 사업군별 대표 계열사의 사장이 BU장을 겸임하는 체제여서, 혁신 보다는 안정을 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았지만, 롯데는 여전히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고 지주회사 전환 등 과제가 많다”면서 “이번 인사는 파격적인 혁신보다는 일부 세대교체와 신동빈 회장 체제의 경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