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유럽연합 복귀 캠페인 나서

2017-02-17 21:44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지난해 국민투표로 결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뒤집자는 캠페인에 나섰다.

블레어 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연설을 통해 "국민은 실제 브렉시트 조건들을 알지 못한 채 투표했다"며 “조건들이 분명해지는 만큼 마음을 바꾸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임무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EU 잔류 캠페인을 이끌었던 '오픈 브리튼'(Open Britain)이 마련한 연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블레어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추구하는 '하드 브렉시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EU를 떠나는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EU 잔류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일어설 것"을 호소했다.

그는 영국민이 EU 탈퇴에 투표했고 국민의 의지는 존중돼야 하지만 EU를 떠나는 조건들이 분명해지는 상황에서 "나는 말할 권리가 있고 유권자들은 귀담아듣거나 그렇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치러진 국민투표는 브렉시트 찬성 52%, 반대 48%로 EU 탈퇴로 결론 났다.

블레어의 입장은 제러미 코빈 현 노동당 대표의 입장과는 정반대다.

코빈 대표는 최근 브렉시트 발동안에 대한 하원 표결 과정에서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를 가로막아선 안 된다면서 소속 의원들에게 찬성 표를 던지라는 지침을 내렸고, 소속 의원 80%가 지침을 따랐다.

노동당은 국민투표를 앞두고 EU 잔류를 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했다.

이에 대해 EU 탈퇴 캠페인을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TV에 캠페인에 나선 블레어가 나오면 일어서서 TV를 꺼버릴 것을 촉구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