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엔터 산 넘어 산… 캐시카우 그룹 해체·파트너 지분매각

2017-02-19 06:0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캐시카우를 담당했던 그룹들이 해체되거나 와해됐고, 그간 공고한 파트너십을 이어 온 기업마저 주식을 매도해버렸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유니버설뮤직은 보유 중이던 큐브엔터 지분 전량인 8.01%(200만8196주)를 14일 장내 매각했다.

유니버설의 지분 매각 공시 당일 큐브엔터 주가는 8% 이상 하락했고 이튿날에도 3.58% 빠졌다.

오랫동안 협업 관계를 맺어 온 회사가 지분을 매각하자 투자자들도 우려감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큐브엔터는 유니버설과 2010년 상호 조인식을 맺고 자사 뮤지션 음반의 라이선스와 유통을 위탁해왔다. 

유니버설 관계자는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양사간 합의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음원 유통 등 기존의 협업관계 유지에 대해서도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큐브엔터가 위험 수위에 이르러 서둘러 지분을 매각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간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던 포미닛과 비스트가 해산하거나 다른 기획사로 옮겼기 때문이다.

큐브엔터는 현재 CLC(씨엘씨)와 10인조 보이그룹 펜타곤으로 부활을 노리곤 있지만 여전히 기업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 큐브엔터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은 약 21억원에 달했다.

최대주주인 IHQ와의 마찰로 회사를 떠났던 홍승성 회장은 지난해 9월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에 복귀했다. 하지만 회사는 여전히 난항하고 있다. 기존 맴버 없이 비스트의 재결성을 예고한 데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옛 동방신기와 JYJ의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기존의 팀을 새 맴버들로 꾸렸을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며 "같은 팀이었던 동방신기가 둘로 나뉘어진 뒤 오랫동안 갈등이 이어져 온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중국의 한한령으로 국내 엔터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 떨어진 만큼 불확실성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