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죄 피의자'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구치소로 직행

2017-02-17 05:41
법원 "수집된 증거자료 종합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 인정"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결국 구속됐다.

그러나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대한승마협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앞서 지난 14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날 새벽 5시40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구치소에서 영장 발부 결과를 기다렸던 이 부회장은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즉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한 판사는 박 사장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선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춰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이 부회장의 첫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2015년 8월 삼성전자와 최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가 맺은 컨설팅 계약금 213억원, 삼성계열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2800만원 등 총 433억여원을 뇌물공여액으로 특정했다.

특검팀은 첫 영장 기각 후 추가 법리검토를 진행했고 컨설팅 계약금 213억 중 실제 송금된 78억원을 재산국외도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산국외도피죄에서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형량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이다.

특검팀은 또 이 부회장이 기존 말을 처분하는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최씨 측에 명마(名馬) 블라디미르를 사 줬다며 범죄수익은닉죄를 적용했다. 이밖에 최씨 측에 지원된 금액이 삼성 자금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특경법상 횡령이 적용됐다.

이 부회장에게는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여러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과 관련해 위증죄가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