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흉흉한 뒷 이야기
2017-02-09 15:36
그 뒷 이야기다. 취재를 끝내고 기사를 적는 기자에게 동료들로부터 "조심해야한다", "무서운 곳이다"라는 우려 섞인 말들이 들려왔다. 보도 내용에 특정 판매점을 언급하거나, 사진으로 드러내거나 혹은 취재과정에서 들키기라도 하면 '큰일'이 난다는 것이었다.
한 기자는 "현장 사진을 찍다가 (업체가) 휴대폰을 뺏으려고 한 적도 있다. 몰래 찍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다짜고짜 뭐하는 거냐고 물어서 방송통신위원회서 시장 조사 나왔다고 둘러대 위기를 넘긴 적도 있다"고 했다.
'불법 보조금의 성지'로 불리는 이 곳의 흉흉한 이야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은 남얘기 마냥 한 술 더 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사가 나오면 CCTV를 돌려 (해당 기자를) 찾아낸다더라. CCTV에 나온 얼굴을 프린트 해 매장에 붙여놓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기사도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사가 나간 뒤 해당 신도림 판매점을 모니터링해서 (이통사가) 그 판매점과 거래한 대리점에게 패널티를 준 적이 있는데, 파파라치해서 어떻게 찾아냈는지 그 모니터링한 이통사 직원한테 '밤길 조심해서 다녀라'는 문자를 받아 섬뜩했다더라"라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특히 신도림 테크노마트에는 불법보조금 지급 등 불법행위를 하는 판매점을 신고하는 일명 '폰파라치'들이 자주 출몰하는 터라, '금액 언급 절대 금지'라는 문구를 매장에 붙여놓을 정도로 신경이 늘 곤두서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한 판매점 직원은 "폰파라치 때문에 걸리면 무조건 패널티를 토해내야 한다"면서 "기사가 나가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집중 관리에 들어가기도 해서, 판매점들은 장사가 안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동안은 신도림의 흉흉한 이야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점과는 관련 없다며 '속수무책'인 이통사들 혹은 허울뿐인 감시만 지속하는 방통위의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