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강해진 구글 번역, 영어 영향력을 약화시킨다?
2017-02-09 14:49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하루에 1400억 개 단어를 분석해 10억 개 이상의 문장을 번역하는 ‘구글 번역’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정확도가 껑충 뛰면서 인터넷 상의 영어 영향력이 서서히 줄어들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미니와츠 마케팅그룹(Miniwatts Marketing Group)은 온라인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지난 2007년 30.1%에서 지난해 26.3%까지 감소하고, 중국어 사용률이 14.7%에서 20.8%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슈스터 구글 블레인그룹 소속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도 이날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AI 포럼‘에서 “현재 인터넷 상에서 50%가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영어가 모국어인 인구는 2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지난해 ‘구글 신경망 기계번역(GNMT)'을 공개해 103개 언어에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전 세계 5억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어-영어 번역 품질이 대폭 개선돼 한영, 영한 번역 이용량도 두 달 만에 50% 증가했다.
구글 번역에 적용된 신경망 기계번역은 문장을 단어로 쪼개서 개별 번역하지 않고, 전체 문장을 하나의 번역 단위로 인식해 한꺼번에 번역하는 기술로,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번역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슈스터는 “다른 나라에 살면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대화를 원활하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완벽한 소통을 할 수 있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가 당장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영어교육의 변화에 대해 “언어학습은 구글 번역과 상관없이 이뤄져야 하고, 다중언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어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T전문가는 “국내에서도 AI 번역 기술이 발전하면서 관련 서비스가 쏙쏙 등장하고 있으며, 구글의 경우 전 세계 99%의 언어를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라 면서도 “언어는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가 용도에 따라 다를 때가 많기 때문에 AI 기반의 번역 기술이 인간과 같은 수준에 도달하기 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