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자동차 과실비율따라 보험료 할인
2017-02-04 17:27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오는 9월부터 자동차사고가 났을 때 과실 비율에 따라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된다. 또 다수 차량 보유자의 보험료도 차량별로 달라진다. 기존에는 여러 대의 자동차를 한 사람 명의로 보험에 가입해 기존 자동차가 적용받고 있는 할인할증 등급을 그대로 승계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감독원과 보험개발원,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화재보험협회에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 개선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제도를 보안해 9월 1일부터 발생하는 자동차사고에 적용할 예정이다.
◇사고 과실 적으면 보험료 덜 오른다
현재 자동차 보험료는 사고 시 자신의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보험료 할증이 이뤄진다. 내 잘못이 없더라도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료가 할증되기 때문에 사고 피해자나 과실이 적더라도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박소정 서울대학교 교수는 “사고 과실비율을 50% 이상과 미만인 운전자로 나눠 보험료 할증 비율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1년간 여러 건의 50% 미만 사고를 낸 운전자는 피해가 컸던 사고 1건만 점수에서 빼준다. 보험료 산정 등급은 최근 1년과 3년간 사고 점수를 모두 반영해서 정한다. 과실이 작더라도 사고를 자주 내는 운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고에 대한 책임이 큰(50% 이상) 운전자는 이전과 똑같은 보험료 할증을 적용받는다.
실제 이를 적용하면 고과실 운전자와 저과실 운전자의 보험료 할증비율이 9.7%p벌어진다. 예를 들어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등급이 ‘16Z’인 운전자 김모씨가 씨가 1년에 한 번 과실 50% 미만인 사고(사고 점수 0.5점)를 냈다. 그의 현계약 보험료가 49만5000원일 때 현행제도에 따르면 과실 여부에 관계없이 내년에 59만7000원으로 보험료가 20.6% 할증이 되지만 제도가 변경되면 저과실일 경우에는 8.9%(53만9000원)만 오른다.
◇늘어나는 '세컨드 카'…할인율 적용 폐지
여러 대의 자동차를 보유한 운전자의 보험료 부과 체계도 변경된다. 기존에는 자동차가 여러대인 경우 가장 우량한 할인할증등급이 그대로 승계돼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실제 위험도 대비 과도한 할인혜택이라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피보험자보다 배우자나 자녀가 주로 운전하는 두 번째 차량의 손해율이 첫 번째 차량보다 약 17.3% 높아 두 차량에 같은 등급을 적용하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기존 보험과 똑같은 조건으로 차 보험에 추가 가입한 차량은 약 78만 대였다. 이들 차량은 최초 가입 등급을 적용받았을 때와 비교해 약 30.5% 할인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할인할증등급 평가단위가 '보험자'에서 '보험자 및 자동차'로 변경된다. 2대 이상 자동차 중 1대에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차량에만 보험료가 할증된다. 또 추가되는 차량에는 최초 가입 시 적용되는 기본등급(11Z)이 부여된다. 개발원은 추가 차량에 대한 등급승계가 폐지되면 약 1.8%의 보험료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수차량 보유자에게는 새로운 할인요율도 신설된다. 금감원 측은 다수차량 보유자가 운전자를 1인 및 부부 등으로 한정하거나 동일한 보험사에 2대 이상 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하는 별도의 특약을 만들도록 보험사에 권고할 방침이다.
◇민원 및 갈등은 더 증가할 듯…적절한 해소방안 마련
문제점도 지적됐다. 박종화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연간 315만건의 차동차 사고중 과실비율을 따지가 어려운 6:4. 5:5 사고가 28만건에 달한다"며 "과실비율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면 현재보다 갈등이 더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어 민원에 대한 적정한 해소방안을 반드시 보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원 YMCA 본부장은 다수차량보유자 할증에 대해 "'세컨드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10년 무사고자가 새로 차를 구입하면 그 사람에게 11등급을 적용하는 게 타당하느냐"며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운전가능범위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