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불출마, 대선 지지율 시계제로…‘새판 짜기’ 5대 관전 포인트는
2017-02-02 15:18
潘 불출마로 지지층 이동 변수…보수층선 ‘황교안 대안론’ 세대구도선 ‘50대 기수론’ 부상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포기로 조기 대선 정국이 시계 제로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으로 가변성이 커진 대선 정국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더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의 원사이드(일방적) 게임으로 흐르던 대권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제2의 고건 데자뷔…‘文 대세론’ 기로
2일 여야와 정치전문가에 따르면 ‘제2의 고건 데자뷔’로 끝난 반 전 총장 불출마 이후 관전 포인트는 △기존 반 전 총장 지지층 이동 △50대 기수론 등의 세대구도 출연 △궤멸에 처한 보수층 전략적 선택 △무주공산 된 충청권 표심 △대선 막판 보수와 중도의 역단일화 등 크게 다섯 가지다.
눈여겨볼 대목은 반 전 총장의 지지층 분포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반 전 총장의 핵심 지지층은 △5060세대(70대 이상 포함) △대구·경북(TK)과 충청권 △보수와 중도층이다. 10%대 초반∼20%까지 형성됐던 반 전 총장 지지층이 특정 후보로 쏠릴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의 지지층도 다양하게 형성돼 있었다”며 “향후 일주일 정도 (반 전 총장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후보 간 샅바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개 든 ‘50대 기수론’…대선 막판 역단일화 변수
최종 득표율로 환산하면, 반 전 총장 불출마로 황 권한대행은 기존 지지율 대비 4∼5%포인트 상승, 문 전 대표는 3∼4%포인트, 유 의원과 안 전 대표는 2∼3%포인트 상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표심을 숨긴 24.7%의 ‘샤이 반기문’ 층이 특정 후보를 택할지, 투표 자체를 포기할지도 변수다.
다자구도 전체 지지율은 문 전 대표가 26.1%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황 권한대행 12.1%, 안 지사 11.1%, 이 시장 9.9%, 안 전 대표 9.3%, 유 의원 4.3% 순이었다. ‘없음·잘 모름’은 17.6%였다.
단기적으로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황교안 대안론’, 50대 기수론의 ‘안희정 대망론’ 등이 부상한 셈이다. 궤멸에 처한 보수층 전략적 선택과 50대 기수론 등의 세대구도 출연이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이유다. 이 경우 문 전 대표는 당 내부에선 ‘세대교체론’, 당 외부에선 ‘샤이 보수층’ 프레임에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의 거취도 변수다. 숱한 비판에도 출마할 강행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4자 구도’(새누리당-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종국적으로는 ‘3자 구도’(보수단일후보-민주당-국민의당)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대선 새판 짜기의 키포인트는 황 권한대행”이라며 “출마 시 ‘문재인 대 황교안 대 안철수’, 불출마 시 ‘문재인-안철수-바른정당 후보’ 간 3자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 변수는 중도의 안 전 대표와 보수진영의 ‘역단일화’다. 국민의당은 이미 안 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간 ‘중간지대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다.
문 전 대표가 대선 막판까지 대세론을 유지할 경우 국민의당과 보수진영이 전략적 연대에 돌입할 수도 있다. 차 교수는 “바른정당에서 유 의원이 후보로 결정될 경우 국민의당과 역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국민의당 입장에선 호남 표심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앱(60%)과 무선(30%)·유선(1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90%)와 유선전화(10%) 병행 무작위생성·자체구축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스마트폰알림 및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9.8%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