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황창규 회장, 국제무대서 KT 비전 제시한다

2017-01-30 12:08

황창규 KT 회장 (사진제공=KT)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KT 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연임 이슈에 따른 거취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황 회장의 대외활동 공개가 제한적이었으나, 연임에 성공하면서 황 회장의 향후 대내·외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EO추천위원회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황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KT 회장으로 추천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면 최종 확정된다. KT는 이에 따라 경영계약서 안에 CEO추천위의 권고사항 등을 반영하는 절차를 거쳐 모든 CEO 추천절차를 31일 마무리한다.

KT 관계자는 “정관상 권고사항 반영이 필요해 31일에 이사회를 한 번 더 여는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추천이 철회되거나 변동이 발생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연임 이슈에 발목이 잡힌 황 회장의 그간의 대외활동은 칩거에 가까웠다. 황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를 갑작스럽게 찾았지만, 동선은 일체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EO의 글로벌 행보를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과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연임 이슈가 걸려 있던 상황에서 공개적인 대외활동에 나설 경우, 연임을 위한 꼼수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향후 신산업 발굴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되고 있다.

황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KT의 목표는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회사"라고 밝히며 플랫폼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KT가 추진하는 플랫폼 회사의 방향을 가늠할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황 회장의 대외활동에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5G 시범서비스와 2020년 5G 상용화 시기가 모두 황 회장의 임기 내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KT의 최우선 순위는 5G 선도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연임 성공 후 황 회장의 첫 글로벌 행보는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규모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이 될 전망이다.

황 회장은 'MWC 2017' 메인 세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5G 이동통신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떠오른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KT의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의 기조연설은 메인 세션의 주제인 '모바일, 그 다음 요소(Mobile. The next element)'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메인 세션에는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매츠 그랜리드 사무총장과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파예테 로페스 텔레포니카 대표, 수닐 바르티 미탈 바르티 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참여한다.

황 회장의 MWC 기조연설은 지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2015년 기조연설에는 '5G, 새로운 미래를 앞당기다'를 주제로 KT의 5G 비전을 제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황 회장이 기조연설에서 5G 비전을 제시하면서 KT의 5G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면서 "올해 황 회장이 제시하는 키워드가 앞으로 KT가 추진할 진짜 신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