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우려 의료연대, 롯데 보바스병원 인수 ‘제동’
2017-01-23 20:04
무상의료운동본부 “롯데그룹 병원 인수는 편법”…강행 시 특검 고발 경고
보건의료·노동 연대단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무상의료국민연대)는 23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 앞에서 ‘병원은 상품이 아니다! 재벌기업의 비영리병원 인수합병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의 보바스기념병원 인수 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 부채 가중으로 법정관리 대상에 올라 매각되는 늘푸른의료재단 보바스기념병원의 ‘이사회구성권’(경영권)에 대해 2900억원 입찰가를 제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같은해 11월 인수를 위한 본 계약(출연 계약)을 체결했다.
김경자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수원지방법원에서 안된다고 했던 재단 회생절차가 서울지방법원으로 간지 5일 만에 된다고 했고, 결국 롯데그룹이 병원 인수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롯데그룹이 우회적으로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하려고 하는 것은 편법이고, 불법”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재단 이사회구성권 인수는 사실상 병원을 인수하는 것과 마찬가진데, 의료법 상 영리법인이 비영리의료법인을 인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있는 만큼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의료법인 운영이 어려워지면 정부가 이를 공공의료병원으로 흡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며 "롯데그룹이 보바스병원 인수를 강행한다면 정경유착 의혹 수사를 앞두고 있는 특검에 이번 인수과정에서의 특혜의혹도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또 재벌들의 의료부문 진출이 의료민영화의 방아쇠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재단 출연계약 체결 당시 “서비스업과 재단운영 노하우를 살려 보바스기념병원을 세계최고수준 재활병원으로 키우고 사회공헌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숙영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진정한 문제는 롯데와 같은 굴지의 재벌이 의료업으로 진출하는 것”이라면서 “보바스기념병원은 현재 500병상 중 100병상 이상이 1인실일 정도로 국내 굴지의 재활병원이면서 부유층을 위한 병원이다. 롯데가 직접 의료업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보바스기념병원 편법 인수였다. 2900억원에 이르는 입찰가를 제시했다는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호텔롯데 관계자는 "늘푸른의료재단 인수는 앞으로 지속가능한 사회공헌과 지역발전 기여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며 "영리적인 목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인 요양과 어린이 재활 사업을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