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서울 관광 2016년을 돌아보며
2017-01-23 13:19
정하용 서울시 관광인 명예시장
세계 경제는 혼란스러워도 관광객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 관광객 수가 2015년보다 4% 성장한 반면 한국은 30%가 넘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작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은 처음으로 17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성과를 거둔 이유는 방한 관광객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방문객의 불편을 개선하고, 해외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한편 작년 10월부터는 한국과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DD· 사드) 배치를 놓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최대 방문국가인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돼 관광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제협회연합(UIA)에 따르면 서울은 작년 세계 3위의 국제회의 개최도시로 성장했다. 비즈니스 관광분야 매체인 ‘비즈니스 트래블러 US’와 ‘글로벌 트래블러’에서 서울을 ‘2016년 세계 최고의 MICE 도시’로 선정하는 등 서울은 세계가 인정하는 경쟁력 있는 국제적 MICE 도시로 인정받았다.
이처럼 서울이 관광·MICE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관광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주목해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또 관광스타트업 협력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관광 서비스와 콘텐츠를 발굴하고, 다양한 체험 상품을 거래하는 관광상품 온라인 장터를 개설했다. 16개 유료 관광시설을 할인된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는 ‘디스커버 서울패스’도 출시해 개별 관광객 중심으로 변화된 트랜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여행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서울국제트래블마트’도 개최해 저가·덤핑 여행상품 근절을 위한 ‘우수여행사’를 지정하는 등 여행업계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등 전략시장과 동남아·구미주 등 신흥시장에 대한 홍보마케팅을 통해 서울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 관광은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일본 등 특정 손님을 위한 ‘맞춤형’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느나라 관광객이 오더라도 먹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서울’만의 콘텐츠가 필요하다.
시민의 보행길로 재탄생하는 ‘서울로 7017’를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관광객을 위한 즐길거리와 편의시설을 갖춰 상품화하는 등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전체 입국자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야간 관광 콘텐츠를 발굴한다면 두 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야간 한강수면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를 시연한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서울만의 독창적인 야간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정세변화로 관광산업이 불안하다. 하지만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 새해에는 서울관광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하고, 중앙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