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 다시 켜진 트럼프발 적신호
2017-01-19 17:00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채권시장에 다시 '트럼프발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 시간으로 21일 새 미국 대통령에 오르면서 어떤 취임사를 내놓느냐에 채권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미 우리 국채 금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오름세로 돌아섰고, 추가 상승 시 채권시장에 충격을 줄 공산이 크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 대비 0.046%포인트 오른 2.169%를 기록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는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연설에 대한 경계로 채권시장에서 매수세 유입 기대가 낮아졌다"며 "채권시장 약세 압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취임 연설은 채권시장 방향을 가를 이벤트로, 감세와 재정정책을 눈여겨 봐야 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감세 정책을 약속했고, 세수 감소분을 국채 발행으로 메울 것으로 보인다"며 "취임 연설에서 이를 구체화하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시장 약세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지난 당선 기자회견과 같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거나, 실행 가능성을 의심하게 할 발언을 한다면 채권 금리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현행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는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해외에서 3조 달러 이상 이윤을 내는 기업에도 감세를 약속했다. 상속세는 폐지한다. 7단계로 나뉜 소득세 구간도 3단계로 줄이고, 최고세율은 39.6%에서 33%로 낮아진다.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이긴 2016년 11월 국내 채권시장은 이미 크게 출렁인 바 있다. 같은해 말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중 최고치인 2.270%까지 뛰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앞서 발행한 채권 가격이 떨어져 채권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