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中 사드 경제보복, 차가운 대응이 필요하다
2017-01-18 11:02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한 공포감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에서 조금이라도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발생하면 모든 걸 사드보복이라고 의심부터하는 분위기다.
물론 그간 중국이 내놓은 일련의 조치들이 경제보복이라고 볼 정황은 적지 않다.
중국은 문화콘텐츠, 전기차 배터리, 광섬유, 화장품, 한국방문 유커 등의 분야에서 사드보복 조치로 추정되는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들 조치를 전적으로 사드보복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는 시장 미성숙 기간에 자국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불합격된 한국 화장품 제품 19가지 중 15가지는 지명도가 낮은 업체의 제품이다. 불허 이유도 서류미비, 다이옥신 함량초과, 성분변경 등으로 명확했다.
우리나라의 식품의약안전처도 "사드보복으로 단정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냈다. 현지 반응 역시 우리나라의 주력 화장품 제품은 여전히 중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분위기다.
또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유커, 遊客)수 역시 늘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유커수는 612만명이었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2015년에도 598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804만명의 유커가 한국을 방문했다. 수치상으로 30% 이상 증가한 셈이다.
결론은 중국이 내놓은 정책이 정말 사드보복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우리의 확대해석인지에 대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일련의 사태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정말 사드보복에 따른 정책이라면 우리의 이의제기에 중국이 발뺌할 수 없게끔, 무딘 찔러보기가 아닌 송곳같은 대응도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