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에너지정책 논란 속 공동 정권 붕괴…"3월 2일 조기선거"

2017-01-17 05:54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16일(현지시간) 알린 포스터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현 정부 상황에 대해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른바 '신재생에너지 장려정책'(RHI) 논란으로 공동 정권이 분열됐던 북아일랜드 정부가 오는 3월 2일 북아일랜드의회 의원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제임스 브로큰셔 북아일랜드 담당장관은 3월께 북아일랜드 의회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자치정부 중 한 지역이다.

이는 신교인 민주연합당(CDU)과 구교인 신페인당이 함께 했던 공동정권에서 마틴 맥기네스 신페인당 대표가 지난 9일(현지시간) 자치정부 부수반직을 사임하면서 공동정권이 붕괴된 데 따른 것이다. 통상 북아일랜드에서는 수반과 부수반을 공동 운명체로 정하고 있다. 맥기네스 부수반의 사임 이후에 후임 부수반을 지명하지 않으면서 공동정권도 법적 권한을 상실했다.

북아일랜드 공동정권이 분열된 데는 'RHI 스캔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민주연합당 대표이자 자치정부 수반인 알린 포스터는 지난 2012년 기업장관 시절,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장려하는 RHI 정책을 입안했다.

그 과정에서 보조금 비율을 잘못 설정한 탓에 기업들이 보조금을 과다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약 4억 파운드(약 6000억원)에 이르는 혈세 규모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되자 야권에서는 포스터 수반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야권이 불신임안 의회 표결을 진행했을 당시 맥기네스 전 부수반은 RHI 스캔들에 대한 독립적 조사와 포스터 수반이 일시적 직무 정지를 요구하면서 표결에 불참했었다. 포스터 수반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맥기네스 전 부수반은 사임하면서 조기 선거를 추진한 것이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지난 1998년 신구교계 정파대표들간 평화협상이 타결됐다. 2007년에는 민주연합당과 신페인당의 공동정권이 출범했으며, 전체 108석인 북아일랜드 의회에서 과반인 68석을 확보했다. 이번 조기 선거에서는 선거구 조정에 따라 의석수가 90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