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도 AIIB 출범 1주년…9개사업에 2조원 대출 지원

2017-01-16 11:31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인프라 사업에 투자 지원
지분투자, 담보, 채권발행 등 새로운 금융수단 제공할 것 기대
참여 회원국 수 57개국→ 90개국 이상 확대 전망

AIIB 출범 1주년 성적표[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가 16일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AIIB에 따르면 지난 해 1월 16일 창립회원국 57개국과 정식 출범한 이후 지난 1년간 모두 7개 국가에 9개 프로젝트를 지원했으며 총 대출액이 17억3000만 달러(약 2조원)에 달했다. 

이는 출범 당시 AIIB가 2016년 한 해 예상 투자(대출) 규모로 제시한 12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AIIB 출범 1년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6월 AIIB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4개국에 에너지·교통·도시 재개발 등 4개 사업에 5억900만 달러의 대출을 승인한 것을 시작으로,  9월말에는 파키스탄 수력발전 확장사업에 3억 달러를, 미얀마 225MW 복합순환가스터빈발전소 사업에 2000만 달러의 대출을 승인했다.

이밖에 12월 초 오만의 항구·철도 사업 2건에 모두 3억100만 달러 대출을 승인한데 이어, 아제르바이잔에서 터키를 거쳐 남부 유럽과 연결되는 파이프라인 건설사업에도 6억 달러 대출을 추가로 승인했다.

총 9개 인프라 투자사업 중 6건은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등 다자간 개발은행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지난 1년간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의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진 총재가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 두루 쌓은 노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AIIB와 다른 경제기관과의 협력을 유지하며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진 총재는 16일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올해 AIIB는 대출 이외 지분투자, 담보, 채권 발행 등 개발도상국에 걸맞는 새로운 금융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1세기 새로운 다자간 개말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분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진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후 미국의 AIIB 가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향후 미국의 참여도 이끌어낼지도 주목된다. 

AIIB에 따르면 현재 신규 회원국 가입을 원하는 국가가 20개가 넘으면서 올해는 90개국이 넘는 다국적 금융기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AIIB 규모가 점차 팽창하면 향후 5~6년내 연간 대출액이 100억~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펑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국외 여론은 AIIB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며  "하지만 1년후 AIIB의 운영체제는 국제적으로도 부합하면서 혁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리둔추 중국사회과학원 동아시아문제 전문가는 AIIB가 중국이 추진하는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추진과 맞물려 전 세계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설립돼 57개 창립회원국, 1000억 달러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를 위해 만든 국제금융기관이다.  미국·일본이 주도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대항마’로 여겨지는 AIIB는 출범 초기부터 중국이 경제·금융 분야에서 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