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공실] 삼성·LG 사무실 이전에 불꺼진 서울도심

2017-01-15 10:43
올해 서울시내 공급 오피스 33개 빌딩·110만4000㎡ 규모 공급....공실률 10% 육박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 현재 공실률 29%→5월엔 입주단지 계약 만료로 51% 증가
LG계열사→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이동, IFC 빌딩은 공실률 60% 달해

▲2016년 주요 권역 공실률 및 임대가. 자료=엔에이아이프라퍼트리 제공

▲서울 중구 옛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 빌딩 야간 전경. 오후 7시께 초저녁 무렵인데도 절반이 이상이 불이 꺼져 있다. 지난해 부영에 매각하고 삼성생명이 서초사옥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29%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주경제 최수연·오진주 기자 =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공급초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빈집 채우기 등 입주 문제에 이어 서울 시내 오피스 시장도 공실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심권(CBD·종로·중구)과 여의도권(YBD) 일대에서는 최근 오피스 빌딩 재건축·증축 사업을 통해 이뤄진 대규모 공급여파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LG 등 주요 그룹들의 사옥 매각과 그에 따른 이전의 영향으로 대형 공실률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15일 글로벌 종합부동산 회사인 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서울 시내 오피스는 연면적 712만1739㎡ 규모가 증가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33개 빌딩·110만4000㎡ 규모가 증가할 예정으로 이는 최근 5년 평균 공급물량 97만5000여㎡보다 많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오피스 공실률 11.6%를 기록한 광화문 일대 도심권에서는 올해 중구 하나은행 본점(5만3945㎡)과 종로구 수송스퀘어(5만272㎡)가 재건축·증축을 통해 신규 공급된다. 특히 중구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8만7529㎡)과 삼성화재 을지로 본관(5만4558㎡) 매각에 따른 본사이전 영향으로 공실률이 더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공실률은 각각 29%, 55%로 태평로 본관은 오는 5월 입주기업이 임대 만료가 되면 공실률이 51%까지 오를 예정이다. 또 중구 서울스퀘어에 임대하고 있는 LG이노텍과 LG전자 국내영업본부가 오는 2월 LG서울역빌딩(옛 STX남산타워·6만5196㎡)으로 이주할 계획이다.

여의도권역 오피스빌딩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IFC 빌딩의 공실이 60%대에 달하는 데다, 올해 K-타워(4만6500㎡)와 나이스1사옥(2만6400㎡), 2018년 하반기 교직원공제회 신사옥(8만3381㎡), 2020년 파크원(39만1067㎡) 등 신규 오피스 빌딩 개관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공실률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실제 올해 여의도 내 신규 공급 예정인 오피스빌딩은 2개 동, 7만2900㎡ 규모로, 지난해 3개 동, 5만6000㎡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경련빌딩과 IFC 빌딩에 입주 중인 LG계열사들도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준공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줄줄이 여의도를 떠날 계획이어서 여의도 오피스 임대차 시장은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할 전망이다.

반면 강남권역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11.3%에서 4분기 7.3%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강남구에 지하8층~지상40층 규모의 파르나스 타워가 준공된 이후 강남에 프라임 빌딩이 공급되지 않았고, 판교로 기업 이전이 마무리 되면서 오피스 수급도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 파트장은 "지난해 신규 공급에 대한 해소가 되지 않은 상태서 사옥준공 등이 이뤄지면서 공실률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도심권과 여의도권 중심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대체로 증가하고 강남권 오피스 공실률은 다소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K-타워(구 미래에셋빌딩) 빌딩 모습. 올 상반기 준공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입주 확정 기업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