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발목잡는 기관 매물 더 남았나

2017-01-12 14:52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 덕에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상승폭을 제한하는 기관 매물이 얼마나 더 쏟아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기관에서 추가로 쏟아낼 주식 물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본다. 빠져나갈 만큼 빠져나갔다는 얘기로, 옵션만기 이후에는 매수 여력도 회복될 것으로 점쳐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33포인트(1.62%) 상승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수 우위를 보이며 1조763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도 5203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지수를 견인했다.

반면 기관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2조392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투신의 프로그램 매도가 지속됐다"며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배당락 전까지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배당락일 이후 매도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투신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9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도 배당락일이었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조947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배당락일은 주식을 매수해도 현금배당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날을 말한다. 이날에는 배당으로 나갈 현금이 배당 전 시가총액에서 미리 빠져나간 것으로 가정한 채로 주식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수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또 배당을 노리고 들어왔던 투자자들이 배당 관련 종목을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배당락일이었던 지난해 12월 28일 코스피는 17.68포인트(0.87%)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매도세가 옵션 만기일을 기점으로 약해질 것으로 봤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배당락 전에 들어왔던 자금들은 옵션 만기일인 12일까지 대부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이 추가적인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1분기 증시에 대한 전망도 밝다. 기관의 매도세가 잠잠해지는 가운데 외국인 수급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윤서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실적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지수도 고평가돼 있지 않다"며 "달러화 약세 전환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 1분기 중 지수가 215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 상장사의 2016년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37조1000억원, 2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두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이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016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6.92%,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49.84%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