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기업이 지난해 중국세관에 이른바 '짝퉁' 단속을 위한 지식재산권(IP·이하 지재권) 신규 등록 건수가 최근 3년간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짝퉁이 판치는 중국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자신이 보유한 특허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미리 중국 세관에 알려 모조상품 통관 시 압류하도록 사전에 조치하기 위함이다.

11일 특허청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중국 세관에 상표 등 지재권을 신규로 등록한 건수는 총 192건으로 지난 2014년 39건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세관 연도별 신규 등록현황을 보면 특허청과 관세청이 위조상품의 국경조치 강화를 위해 협업을 추진한 2015년에 112건으로 급증, 증가세를 보였다. 앞서 2012년에는 16건, 2013년에 17건, 2014년에는 39건에 불과했다.

실제 2014년에만 해도 홍콩세관의 한류 브랜드 모조품 단속실적은 10만 달러 수준이나 2015년에는 10배 이상 증가한 144만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태국세관도 5억원 상당의 우리 기업 화장품 모조품을 단속한 바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은 수입 단계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대한 모조품 단속이 많은 반면 중국은 수출 단계에서 모조품 단속을 많이 하는 편이다"며 "특히나 중국세관이 지재권 침해가 의심돼 압류한 화물의 99% 이상이 등록된 권리를 기초로 한 세관의 직권조치 단속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 미국·일본 세관 등의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위조상품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세관당국은 지재권이 세관에 등록돼 있지 않으면 통관단계에서 단속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우리 기업 위조상품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 세관에 지재권을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중국에서 보호를 받으려면 현지에서 새롭게 출원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이 아직도 많다. 2015년에 접수된 174건의 지재권침해 상담 가운데 167건(96%)이 상표침해였다. 그중에는 국내 상표 500여 건을 선점한 기업형 브로커의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에서는 내 상표지만, 중국에서는 남의 상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특허청과 관세청은 우리 기업의 중국 세관 등록을 지원하기 위해 세관 지재권 등록 매뉴얼 발간 및 기업설명회 개최, 중국 세관 공무원 초청 기업 교류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박성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중국에서 세관 지재권 등록 증가로 향후 한류 브랜드 침해 물품 단속이 한층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의 세관 지재권 등록비용 지원을 적극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특허청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외국 세관 지재권 등록 비용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건당 지원 한도는 중국·태국 300달러, 독일·베트남 1000달러, 미국 500달러, 일본 700달러 등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등 한류 인기 지역의 세관 당국과 협력을 강화해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지재권 보호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기업과의 교류협력으로 국내외 수출입 통관단계에서 지재권 애로 해소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