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이제 게임 넘어 스포츠 속으로
2017-01-04 18:23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포켓몬 고’는 현실 속 풍경과 캐릭터의 CG(컴퓨터그래픽)를 중첩시키는 증강현실(AR) 기술로 ‘AR원년’의 문을 활짝 열었다. 게임을 통해 포문을 연 AR이 올해는 스포츠 분야까지 침투할 기세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AR 기술의 스포츠 분야 적용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AR이 스포츠 분야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눈앞에서 선수들이 실제로 경기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새로운 방식의 스포츠 관람을 즐길 수 있게 된다.
KT는 내년 2월에 개최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최초로 ‘다자간 홀로그램’을 내놨다. KT는 앞서 선보인 ‘1대1 홀로그램’을 통해 리우올림픽에서 사격 금메달을 딴 진종오 선수를 격려하는 황창규 회장의 모습을 서울 한복판에서 시연한 바 있다.
이밖에도 KT는 평창올림픽에서 선보일 수 있는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봅슬레이와 같이 활주 속도가 빠른 경기는 고속환경에 맞는 무선데이터 전송기술이 필요했지만, 봅슬레이에 초소형 무선카메라를 부착해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싱크뷰’ 영상 전송에 성공했다.
그동안 봅슬레이는 경기장 밖에서 촬영한 영상만 즐길 수 있었으나, 싱크뷰를 통해 선수 시점에서 봅슬레이의 스릴감 넘치는 슬라이딩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또 선수별로 포커싱이 가능한 ‘타임슬라이스’로 아이스하키처럼 여러 선수가 한꺼번에 나오는 경기에서도 개별 선수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고글형 단말기 홀로렌즈(Hololens)의 주문을 받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AR과 스포츠의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홀로렌즈에는 정보처리기능을 갖춘 프로세서와 기본운영체제(OS)가 탑재돼 이용자들은 홀로렌즈를 장착해 현실 풍경에 3차원 CG를 중첩시킨 영상을 즐길 수 있다. MS는 홀로젠즈로 가상현실(VR)과 AR을융합한 ‘복합현실(MR)'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홀로렌즈의 AR 기술을 이용하면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거실에 선수들이 나타나 실제 경기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최근 야구장과 축구장 등 스포츠 경기장에는 특수 카메라가 설치돼 선수들의 주행거리와 같은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관람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시작됐다. 향후 AR 기술이 발전되면 여기서 수집된 데이터와 영상을 함께 중첩시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오는 2025년 VR과 AR의 시장규모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합쳐 최대 1800억 달러(약 217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IT전문가는 “AR 보급의 열쇠는 소프트웨어가 쥐고 있다”며 “포켓몬 고와 같은 킬러 콘텐츠가 계속 출시된다면 AR 활용이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