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화 감독의 인생, 극장] '터미네이터'가 만든 무의식의 근간
2017-01-02 15:20
“거창하게 인생 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건 영화 ‘터미네이터’인 것 같아요. 자막 없는 영화를 녹화해놓고 매일 봤었거든요. 그냥 너무 재밌어서요.”
엄태화 감독이 인생 영화로 꼽은 ‘터미네이터’는 영화사에 새 장을 연 SF 액션 시리즈로 손꼽힌다. 1984년 공개된 1편과 2편을 통해 할리우드 액션 영화사는 다시 쓰였으며, 특수효과 역사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1984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를 시작으로 1991년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 ‘터미네이터3 :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2009),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2015)까지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으며 탄탄한 팬층을 자랑하고 있다.
영화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꿈으로부터 시작됐다. 1981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꿈속에서 하반신이 잘려나간 무시무시한 기계 인간이 식칼을 들고 한 여자를 뒤쫓는 모습을 목격한다. 기계 인간은 오직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부상에도 끈질기게 그녀를 추적했고 카메론은 정신을 차린 뒤 이 이야기가 언젠가 자신의 출세작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는 후문이다.
“‘터미네이터’를 시작으로 ‘백투더퓨처’,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등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이 작품들은 저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고, 지금 제가 하는 영화의 무의식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무의식의 근간이 아닐까 싶어요.”
엄태화 감독의 말처럼 ‘터미네이터’는 그의 작품 세계의 기반을 다져놓았고, 그의 작품 세계에 판타지적인 요소들을 심어놓았다. 가상과 현실 세계의 이야기를 다룬 ‘잉투기’와, 시간 속에 갇힌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가려진 시간’이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