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신임 원내대표, 취임 후 야권과 첫 소통 시도에서 문전박대

2016-12-19 15:40

정우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19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을 찾아 취임인사를 하려다 거부당한 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정우택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야권을 예방했으나 문전박대를 당함에 따라 향후 여야 간 협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야3당은 지난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전부터 친박(친박근혜)계 인사가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정의당과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순으로 각 당의 원내대표실을 찾아갔지만 야당의 거부로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당초 면담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정 원내대표가 만남을 강행한 것을 두고 ‘보여주기식 예방’이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민심을 외면한 새누리당 선택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당분간 냉각기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주에는 서로 만나지 않는 것이 앞으로 원만한 여야 관계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당분간 냉각기가 필요하고, 친박계 지도부와 당분간 거리를 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예방)일정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문 앞까지 찾아 온 정 원내대표를 만나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는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오늘은 곤란하다”고 거부의사를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야3당 원내대표와의 만남 불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야당을 방문했지만 저의 참는 모습이 오히려 야당에 좋은 이미지로 갈 수 있고 국민들도 합당하게 봐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고자 제가 시간을 갖고 참으면 야당과 협상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길지 않은 시간 내에 협상파트너로서 (저를) 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라며 “그때를 조용히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에 대한 야권의 비토가 길어질 경우, 향후 국회 의사일정은 물론 각종 법안 처리 등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았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합리적이고 경륜이 풍부한 정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함께 중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드린다”며 “두 분은 저와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은데 중요한 직책들을 맡게 돼 앞으로 협조가 더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여러가지로 정말 상상도 못할 시국이 전개돼 국민들이 불안해하면서 동시에 더 많은 국민들이 국회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치력을 발휘해 국민의 시름을 덜어드리고 의장님과 함께 올바른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 친박계 재선 김선동 의원을 임명하는 등 원내지도부 구성을 완료했다. 원내수석대변인에는 비박계 재선 정용기 의원, 원내대변인에는 친박계 초선 김정재 의원이 각각 임명됐으며 이외 원내부대표에는 박성중, 송석준, 민경욱, 박찬우, 정태옥, 엄용수, 임이자, 송희경 의원 등 총 8명이 임명됐다.

염동열 대변인은 인선 배경 관련 "지역과 능력 위주로 주류·비주류와 관계없이 인선했다"며 "탕평 인사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비주류가 함께 포함돼 당내 화합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