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중국 경제 영향은? 환율은 우려, 실물경제? "괜찮다"
2016-12-15 15:14
중국 위안화 가치절하 압박 커지고 부채 불어날 듯...소화가능한 수준
중국 거대경제체, 내수 규모 커 실물 경제 타격 제한적...기회도 많다
중국 거대경제체, 내수 규모 커 실물 경제 타격 제한적...기회도 많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음에도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부채 증가, 자본이탈 등 이중고를 겪게된 신흥국의 얼굴은 하얗게 질린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은 태연하다. 환율 시장 등의 충격은 있겠지만 소화가 가능하고 실물경제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중국에 이로운 점도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 위안화 약세, 외화유출 지속되나...부채 '폭탄'도 우려
기준금리 인상 예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브렉시트 등에 올 들어 달러는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한 중국 경기하방 압력 등이 더해지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에도 속도가 붙었다. 이 시점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내년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위안화 가치 급락, 외화유출 가속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증폭됐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 소식과 함께 15일 위안화의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전날 역외 위안화 환율이 장중 6.93위안 이상으로 치솟고 달러에 자금이 몰리자 15일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38% 가치가 떨어진 6.9289위안으로 고시했다.
봉황재경(鳳凰財經)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이와 함께 시작될 '선진국 돈줄죄기' 파장으로 위안화 절하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15일 보도했다.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이 내년 7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는게 최근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국내 전문가도 환율 시장의 중·장기적 안정을 자신하지만 단기적 절하는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본이탈 속도와 투자심리 변화는 결국 위안화 절하 속도가 좌우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해 수 차례 기준금리,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통화완화에서 최근 '방어적' 통화정책을 지나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위안화 약세에 따른 부채 부담 증가도 우려된다. '부채'는 중국 경제의 뇌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예민한 부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선진국이 돈을 풀자 신흥국은 달러 등 외화표시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중국 경제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쉬춘후이(徐春暉) 은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채권시장의 개방도가 낮고 외자의 채권 보유 비중도 3.8%에 불과하다"며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 실물경제? "문제없다"....개혁하고 자산거품 통제해야
특히 중국 실물경제에 대한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은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미국 연준이 계속해서 '돈줄 죄기'에 나서겠지만 금리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실물경제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천스위안(陳世淵) 블룸버그 홍콩 주재 경제학자는 "중국은 거대한 경제체로 내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이 있다"면서 "자본계정 관리 수준도 높아져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다"으로 분석했다. 단, 외자진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부동산과 항공업계의 실적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봉황재경은 오히려 이로운 점도 있다며 △미국 달러자산 가치 상승 △ 중국 수출 증가에 따른 거시경제 성장 촉진 △ 타격받은 국가 자산 매입 기회 증가 등을 언급했다. 중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달러 자산은 2조 달러에 육박한다. 달러 절상에 따라 자산 가치도 높아져 중국이 손해볼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수출 경기에도 긍정적이며 흔들리는 신흥국 시장에 진입,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자산을 매입하고 이들 국가와의 경제협력 관계도 공고히 할 수 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중국 A주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인데다 주가 그래프의 향방은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는 것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은 그 중 하나의 변수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은 환율 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는 만큼 당국의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부동산 등 각종 자산 거품이 불어나 리스크가 커지는 것을 막고 부채 증가 속도도 조절하는 차원에서 자본시장 개혁과 경제체질 전환 등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