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의정부 평화포럼] 한방명 차하얼학회 주석 개회사 전문

2016-12-15 11:09

한방명 중국 차하얼학회 주석.[사진=임봉재 기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차하얼학회, 한국국제교류문화원과 의정부시의 노력 하에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와 평화 포럼을 다시 열게 됐습니다. 한중 양국의 학자들이 이 한반도 역사가 서린 이 곳에 모여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된 동북아의 평화사상과 뉴미디어의 작용'을 주제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물론 차하얼학회를 대표해 포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 포럼 개최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인 한국 정계의 원로, 임창열 전 부총리께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본 포럼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노력한 안병용 의정부시장 및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한국 정국에 생긴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에 아시아 지역 평화연구의 중심인 차하얼학회는 동북아시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갖는 바입니다.

오늘 학회 연구원들도 포럼에 참여해 각자의 의견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연구원들 가운데 몇 분은 중국 뉴미디어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분들입니다. 저는 이번 포럼에서 한국 학자는 물론 전문가들이 제시한 다양한 관점이 각종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중국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중 양국은 현재 사드 배치 문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를 숨기거나 언급을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차하얼학회와 의정부시는 함께 '공공외교와 평화 포럼'을 주관하고 보다 나은 국가 이미지를 정립하과 사회 문명 진보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최근의 논쟁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평화를 구현해야 합니다. 이는 '공공외교와 평화 포럼'의 초심이자 포럼의 중대한 사명입니다. 우리는 포럼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소통하고 이해하여 서로 교류하길 원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공공외교의 힘이며 또한 양국 국민 공통의 염원일 것입니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100여 년 전 안중근 의사가 협상을 통해 '동양평화회의'를 설립했습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역내 안보를 수호, 경제발전과 동아시아 복지 실현을 위한 취지였지요. 1992년 한중 양국 수교 이후 양국의 경제는 상호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마침내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성장했습니다.

양국의 애국지사인 선조들이 그렸던 평화와 민족부흥의 이상은 현실로 가까워져 오고 있습니다. 한·중 양국의 경제는 동북아의 평화국면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이 평화를 지켜내고 동아시아가 세계 정치경제에서의 발언권과 영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한·중·일 삼국은 동아시아 형제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동아시아평화의 초심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각국의 국민들이 함께 생활하는 지구촌으로 평화, 협력과 발전에 대한 이념과 실천은 인류의 생존과 문명발전은 모든 지역의 공통적인 바람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인류 운명 공동체와 이익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중 양국의 상부상조하고 윈-윈하는 역사는 동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의 유용한 초석입니다. 하지만 급하게 진행하면 안되고 정치안보, 사회발전이나 문화교류등 많은 영역에서 서로 탐색을 거쳐, 최대한 빨리 다각적이고 복합적으로 전략적 신뢰와 협력을 구축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온라인과 과학기술 혁명의 물결은 직접적으로 세계와 접촉하고 또 세계를 바꿀 수 있는 시대로 우리를 데려왔습니다. 뉴미디어 발전은 다른 국가들 간에도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으며, 그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뉴미디어를 통해 연령, 성별, 민족이 구분없이 즉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어 각지의 의견과 이익집단의 목소리가 멀리 퍼지고 또 그에 대해 바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모든 논란은 대화에서 해결됩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하고 맞는 말을 맞게 해야 합니다. 당연히 말의 맞고 틀림은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릴 테죠. 저는 우리 모두에게 지혜와 인내심이 있다고 믿습니다.

한·중 양국은 곧 수교 25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한중 관계는 더 큰 역사적 시각을 두고봐야 더 깊은 이해와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친구는 선택할 수 있지만 이웃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 천 년 동안 우리 양국은 이웃으로 잘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사드 문제가 발발한 이후 양국의 관계는 이미 전무후무한 수준에 치달았습니다. 2014년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낸 국가였습니다.

2015년 중국으로 온 한국인 유학생 수는 6만6천명으로 중국에 유학 온 학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으로 놀러와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은 점점 늘어나 작년 75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매주 양국의 정기 항공노선은 1천개를 넘었습니다. 이렇듯 양국은 서로 견고한 관계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있습니다. 허나 이 겨울이 얼마나 길고 추울 지는 한국과 중국 양측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현 시국을 인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중국에는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우려하는 것에 대해 중국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는 시나웨이보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허나 많은 한국사람들은 이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 중국사람, 특히 동북지역의 네티즌들도 모두 북한 핵실험에 대해 굉장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측은 한국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하고 많은 배려를 하여 유엔 안보리 대북 재제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대북 제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무후무한 대북 정권의 변화이며 한국에 대한 선의입니다. 그럼에도 가장 유감인 것은 이런 내용을 한국의 매체에서는 보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또 한국 사회는 사드 배치가 중국에 가져올 전략적 피해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저는 이해란 상호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의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공교롭게도 한국 정국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겨 사드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를 찾은 듯 합니다. 저는 한국이 이 시기를 잘 활용하여 함께 문제를 헤쳐나갔으면 합니다. 이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시각으로는, 저는 어제 서울의 외신클럽 오찬 연설에서도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바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서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중근 선생은 생전에 동양인들은 동양인들의 평화를 지키고 또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길 바랬습니다. 우리도 여전히 소망하는 바 입니다.

오늘 한·중 양국의 학자들이 모여 한중 우호와 동북아시아 평화에 대한 지혜를 모았습니다. 오래 전 베이징대학 안중근 장학금을 받은 사람으로서 저는 줄곧 안중근의사와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저는 차하얼학회, 한국국제교류문화원과 의정부시가 주최한 이 학술교류포럼이 더 많은 사상과 영감을 불러 일으킬 거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차하얼학회가 의정부시 시민들에게 선물할 '대한의사 안중근' 대형 동상이 이미 완성되어 적당한 시기에 의정부 기차역 평화공원에 설치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제2회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와 평화포럼이 원만하게 마무리되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