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로보어드바이저'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본다
2016-12-12 10:33
우리는 자산관리에 있어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 매일 주식 시장의 움직임이나 부동산 관련 뉴스를 챙겨보지만 정작 큰 그림에서 현재 재무상태(자산, 부채 등)를 확인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자산관리 목표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는다.
즉, 주식이나 예·적금, 부동산 등 개별 금융상품 차원에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에 있어서나 투자 기간에 있어서 나무를 볼 뿐 숲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소득, 보유 자산, 투자 위험성향 등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중장기적인 재무목표를 제시해주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에서 예·적금 등을 조회할 수 있지만 보유 주식 가격은 증권사를 통해 조회해야 하는 등 금융 정보가 분산돼 있어 통합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의 출현으로 자산관리 시장에서 큰 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의 소득, 나이, 소비, 위험 성향 등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다양한 재무목표(은퇴설계, 내 집 마련 등)에 따라 이해하기 쉽고 편리하게 투자전략을 수립해준다.
또 투자환경 변화에 맞춰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경로를 주기적으로 관리한다. 이와 같은 목표기반 투자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투자자 및 투자환경과 직결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투자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만드는 기술적 환경이 필수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 성향과 재무목표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확률적 최적화 모형을 활용한다.
과거 나무 만을 보던 자산관리에서 숲을 보는 자산관리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쿼터백테크놀로지스의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PALMS(Personal Asset-Liability Management)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다.
PALMS는 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서 개인의 투자목적에 맞춤형으로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재무목표에 의한 자산관리는 과거 상품주도적(Product driven) 관점에서 벗어나, 투자자의 재무목표에 중심을 두고(Goal driven) 그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자본시장에 참여한다.
즉, 그동안 자산관리 서비스의 핵심이 시장 변화와 단기 수익률에 근거해서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식이었지만 이런 기존의 접근법에서 벗어난 것이다.
오히려 투자자 개인의 중장기적인 재무목표 달성 확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 위험 예산 수립, 포트폴리오 구성, 모니터링,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조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활수준 방어, 유지, 개선의 세가지 목표에 대해 안정형, 유지형, 성장형이라는 세 가지 위험예산에 복합기간 최적화 모형을 적용한다.
안정형은 현재의 생활수준 및 구매력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유지형은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수준의 수익률로 생활수준 유지를 목표로 한다. 성장형은 고위험이지만 잠재적이고 의미 있는 재산증식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위험예산에 대한 배분은 투자자에게 개별 금융상품의 단기적인 수익률에서 벗어나 생애 재무설계의 모든 목표들을 통합한 포트폴리오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한다.
이렇듯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는 개인마다 다른 재무목표와 생애 설계에 따라 목표달성 확률을 극대화 하는 최적의 전략적 자산배분 비중을 제시하고, 위험예산별 하위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이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기관투자자가 적용하는 금융공학 모델을 대중화하는 시대가 됐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에게만 제공되던 자산관리 서비스가 앞으로는 일반 투자자에게도 합리적인 비용과 고품질로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