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의혹 시국 속, 암묵적 통신망 구축사업자 교체 요구 ‘의문’
2016-12-09 16:13
‘경기도 정보통신망 인프라 구축’ 우선사업자 선정후, 갑자기 기술력 지적
경기도 측, “기업교체 요구한적 없다. 규격맞는 시스템 가져오라했을 뿐”
컨소내 장비 공급업체들 “기술평가 이미 통과됐다. 이해할 수 없는 요구”
경기도 측, “기업교체 요구한적 없다. 규격맞는 시스템 가져오라했을 뿐”
컨소내 장비 공급업체들 “기술평가 이미 통과됐다. 이해할 수 없는 요구”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국정농단 ‘최순실게이트’로 일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최근 한 지자체가 공공사업자 선정시 갑자기 담당 기업을 바꿔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의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청이 내년부터 4년간 운영되는 ‘경기도 정보통신망 인프라 구축 사업’의 기업 선정에서 ‘SK브로드밴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놓고서, 갑자기 컨소시엄 내 일부 기업들의 기술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뉘앙스를 보이며 암묵적으로 기업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경기도 정보통신망 인프라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자는 인천조달청에서 선정했고, 조달청은 1순위에 SK브로드밴드 컨소시엄을, 2순위에 KT컨소시엄을 뽑았다.
이후 경기도청은 지난달 15일경 180억원 규모의 이 사업 우선협상자가 된 SK브로드밴드 컨소시엄과 1차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갑자기 경기도청이 기술제안 평가를 통과한 장비의 안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성능시험성적서, 실적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고, 결국 SK브로드밴드에게 "규격에 맞는 시스템과 장비를 가져와야 한다"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컨소시엄 내 7개의 기업이 대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청 측은 “절대 컨소시엄내 기업 교체를 요청한 적이 없다. SK브로드밴드에게 규격에 맞게 충분히 검토해서 와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기도청이 요구하는 컨소시엄의 장비 공급업체들은 “도의 이같은 발언은 결국 기업을 교체하라는 얘기와 같은 뜻”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출했다.
한 장비 공급업체 관계자는 “인천조달청에서 우선협상자 선정시 기술평가가 무려 90%를 차지하고 가격평가는 10%만 반영됐을 뿐”이라며 “이미 기술력을 인정한 것인데, 이제 와서 경기도가 기술력 문제를 드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K브로드밴드 측 또한 난감한 상황이 됐다. 고객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엔 도청과의 협상이 결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컨소시엄 기업을 바꾸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순위에 선정된 KT컨소시엄 쪽의 목소리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후 20여일이 지났음에도 사업 선정 진척이 없자, KT컨소 측에선 가처분 신청까지 제출하며 빠른 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이를 기회로 잡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도청 측은 “2순위에 대해선 아직 생각해 본적이 없다”면서도 “오는 12일 사업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기준은 제품의 안정성”이라며 “전국 지자체 중 데이터처리가 가장 많은 만큼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경기도가 공고한 사업 제안서에는 ‘협상대상자와 협상을 통해 제안서 내용 일부를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된 점을 들며 기업교체의 타당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