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포퓰리즘 물결"..대통령 탄핵은 기득권에 대한 심판

2016-12-09 09:31

28일 오후 광화문광장 박근혜 하야 노숙 텐트시위대 위로 '박근혜 퇴진'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블룸버그 통신이 한국의 대통령 탄핵이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탈리아의 개헌 부결에 이은 글로벌 포퓰리즘 물결의 사례라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포퓰리즘 물결이 한국 대통령을 덮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은 박 대통령이 상징하는 기득권에 대한 심판이며 대통령 퇴진 시위는 지금껏 무시되어 왔던 대중들의 목소리가 분출되는 현상으로서 글로벌 포퓰리즘의 물결로 풀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일부 여당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으며, 8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78% 국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원했고 대통령 지지율도 4%로 역대 최저인 만큼 국회 표결에서 탄핵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지난 6주간 이어진 촛불시위 현장의 모습을 자세히 전했다.

블룸버그는 10월 불거진 박 대통령의 권한남용 스캔들 이후 수십 만 명의 학생과 노동자, 노인과 아이들까지 거리로 나와 촛불시위를 벌였으며 이들이 손에 든 플래카드에는 대통령 퇴진뿐 아니라 공범으로 지목되는 여당과 재벌의 해체를 요구하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대통령의 사과에도 국민들의 분노는 점점 더 커져 시위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은 촛불 대신 횃불을 들었고, 파란 죄수복을 입고 호송줄에 묶인 박근혜 대통령의 그림판이 등장했으며, 일부는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몰려가 새누리당 당사에 계란을 던지고 대형 당기를 산산조각 냈다고 전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한국 재벌들은 과거에는 한국 경제의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었지만 이제는 중국으로부터의 경쟁 속에서 재벌식 기업 운영의 효율성과 효과는 점점 의문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학교의 로버트 켈리 교수는 블룸버그에 “정치인들이 어리석은 짓을 벌이자 포퓰리즘이 한국의 가두시위 전통으로 옮겨 붙었다"며 ”한국의 재벌 엘리트와 정치 엘리트들은 무척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는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가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정치적 문제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현재 한국에서 끓어오르는 분노가 차기 대선에서 ‘아웃사이더’의 돌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표적인 아웃사이더는 블룸버그가 지난 달 한국의 트럼프로 집중 조명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