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 전 '최후의 변론' 언제 하나
2016-12-06 11:31
박 대통령, 이르면 6일 대국민담화 대신 새누리당 지도부 회동 가능성…'4월 퇴진' 수용 밝힐 듯
아주경제 주진 기자 =탄핵 표결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최후변론이 될 4차 대국민담화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르면 6일 4차 대국민담화를 하고,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4월 퇴진·6월 대선’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평일 오전 기자단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앞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허원제 정무수석은 5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에 출석해 '박 대통령이 내년 4월말 퇴진, 6월 조기대선이라는 새누리당 당론을 보고 받았고 수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탄핵안 가결의 키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4월 퇴진’ 카드에 부정적이고, 이미 탄핵 가결 찬성 쪽으로 기운 만큼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 표명은 때늦은 ‘실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친박(친박근혜)계 의 일부 의원들이 탄핵 찬성 쪽으로 돌아서고 있어 내부 균열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청와대의 막판 고심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늘 특별한 입장 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입장을 밝히는 게 현명할지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회동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탄핵 표결을 앞두고 보다 진전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도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4차 담화 내용에 대해 "새누리당 당론이 마지노선이 아닐까"라며 "그것보다 좀 더 파격적인 말씀을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내년 1월이나 2월을 퇴진 시점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232만 촛불 민심으로 나타난 국민 여론은 박 대통령의 즉각 하야와 탄핵, 강제수사, 체포까지 촉구하며 분노 수위가 극점으로 다다르고 있다.
만약 박 대통령의 추가 담화가 촛불 민심에 역행하는 경우 여야 정치권의 탄핵 대오를 흔들고 특검 수사를 피하겠다는 꼼수로 해석돼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추가 입장 표명 없이 탄핵 표결을 받아들이고,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플랜B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180일 이내에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되는데 9명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내년 1월과 3월 퇴임 예정인 박현철 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의 자리를 새로 임명하지 않으면 7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의 탄핵 찬성 의결이 필요하다. 시간도 어느 정도 걸릴지 예측하기가 힘들고, 헌법재판관들의 보수적 속성상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박 대통령은 헌재 심판 과정에서 법리 싸움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굳이 4월 퇴진을 못 박지 않더라도 일정 정도 시간 끌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정국을 정면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