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무부·상무부 인선 인프라·보호무역 대표 얼굴들
2016-11-30 12:23
월가출신의 초갑부들…주요정책인 인프라투자와 보호무역 이끌 듯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각이 점차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에 월스트리트 출신인 스티븐 므누신(53)과 윌버 로스(78)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금융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므누신과 로스는 모두 초갑부라는 점에서도 닮았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4일 초갑부들로 꾸려진 트럼프 내각의 내정자들을 소개하면서 "가질리어네어(초갑부)들의 트럼프 팀"(Trump's team of gazillionaires)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스티븐 므누신, 규제개혁과 인프라 투자 중점
재무장관 내정자인 스티븐 므누신은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정치 경험은 전혀 없지만,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금유위원장을 지낸 적이 있다. 예일대 출신으로 골드만삭스에서 17년간 근무했으며, 2002년부터는 헤지펀드 회사인 '듄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운영해왔다.
므누신은 지난 4월 트럼프 대선 캠프의 재무 책임자를 맡은 뒤 현재 정권인수위원회에서 경제 자문을 맡고 있다. 므누신이 재무장관에 오르면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권),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권)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이 된다.
◆ 파산왕 윌버 로스, 강력한 보호무역 이끌 것
‘파산의 왕(king of bankruptcy)’이라고도 불리는 로스는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했다가 구조조정 후 되팔아 큰 수익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1997년 금융위기 당시 한라그룹 구조조정과 매각에 관여 했으며, 산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상당한 수익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미국 내 '재팬소사이어티' 회장이기도 한 로스는 아시아의 경제 상황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앞으로 미국과 아시아 사이의 무역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스는 선거기간 동안 트럼프가 주장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비롯해 미국이 체결한 FTA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또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도 로스의 주요 주장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그가 상무장관 취임으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NBC뉴스는 29일 투자자 출신 로스가 이날 트럼프의 대선구호인 '미국을 다시 한 번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모자를 쓰고 웃으면서 트럼프 타워를 떠났다면서 로스의 상무장관으로 발탁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