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발 유통업계 손실보고서](상) 면세점 입찰 연기땐 연간 1조4000억 손실
2016-11-29 18:06
롯데·SK ‘사업권 추가 선정’ 대가성 로비 의혹
7000여명 일자리 창출 ‘물거품’ 우려도…관세청 “변동 없다”
7000여명 일자리 창출 ‘물거품’ 우려도…관세청 “변동 없다”
아주경제 석유선·박성준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장기화로 유통업계가 때이른 한파를 맞았다. 주말마다 도심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주요 백화점 매출이 급감하는 등 내수 소비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대가성 로비 의혹’에 휘말린 면세점업계는 혹여 신규 입찰이 백지화 될까 노심초사다. 문화강국에 앞장섰던 CJ그룹은 1조원대 K-컬처밸리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패션업계도 최순실 일가와 짧은 연이라도 닿은 기업들은 ‘불매운동’ 광풍에 신음하고 있다. 2016년 끝자락,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후폭풍'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면세점업계, 피해규모 얼마나
(중)'초비상' K컬처밸리, 후폭풍은
(하)직격탄 맞은 패션업계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롯데·SK 그룹 총수가 면세점 사업권 추가 선정과 관련, ‘대가성 로비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장 오는 12월 특허사업자 최종 선정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면세점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관세청까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이런 우려는 증폭됐다. 문제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이 차일피일 미뤄질 경우, 업계의 피해가 막대하다는 점이다.
관세청은 이번 입찰에서 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중기) 1곳에 특허권을 줄 예정이다. 현재 대기업 티켓 3장을 차지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곳은 △롯데면세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DF(신세계면세점)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 △현대백화점(현대면세점) 등 5개사다.
만약 입찰이 무산될 경우, 이들 중 가장 뼈 아픈 곳은 지난해 특허권을 상실한 롯데면세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61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특허권 반환 직전인 2016년 상반기 3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만큼, 특허가 무산될 경우 연간 7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특허권 만료로 폐점한 SK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28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향후 리조트와 매장 규모를 확장할 계획인 만큼, 이번에 특허권을 획득할 경우 3000억원을 넘는 매출이 예상된다. 사실상 이들 두 업체의 연 매출만 해도 1조원이 넘는다.
이들 외에 올해 신규 시내면세점을 연 신세계나 HDC신라면세점의 올 3분기까지 분기별 평균 매출이 10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3곳 면세점의 연 매출은 1조 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SK 워커힐면세점도 기존에 고용을 유지해온 100여명의 직원을 비롯해 매장 확장시 총 4000여명의 고용을 예고한 상태였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도, 센트럴시티점을 신규로 낼 경우 고용 인원을 현재 명동점 수준인 200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최순실 리스크로 인해 면세점 입찰이 연기될 경우, 7000여명의 면세점 인력들이 고용 절벽에 부딪히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A면세점 관계자는 “만에 하나 관세청의 특허 심사 일정에 변동이 생긴다면, 하루하루 고용손실과 매출 손실 등 기업은 물론 지역경제 전반의 피해로 이어질 것”며 “대가성 로비 의혹만으로 면세점의 특허 심사가 휘둘리기엔 수천명의 일자리와 한국의 관광자원 손실이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업계의 우려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12월 중순 예정된 입찰 일정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날짜는 여전히 공지하지 않았다. 다만 이 관계자는 “통상 입찰심사(PT) 1주일 전에 업체에 개별적으로 날짜를 공지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