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추락 가속…기축통화 도전 더욱 험난

2016-11-28 04:30
가치 떨어지며 무역금융서 입지 좁아져
트럼프 시대로 위안화 약세 가속화될 듯

[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국제적 기축통화를 향한 길로 승승장구하던 중국 위안화가 암초를 만났다. 지난 10월부터 위안화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국제적 통용성이 타격을 입고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안화는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국제금융시장에서 세력을 키웠다. 지난 2014년 이미 IMF는 중국이 구매력 기준으로는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는 지난 10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통화에 편입을 통해 세계 기축통화로서 첫발을 내디디면서 미국 달러화와 본격적으로 맞붙게 됐다. 달러화, 유로화, 그리고 일본의 엔화 등과 함께 세계적인 통화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체계가 개편되면서 위안화가 달러화 패권을 흔들 수도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1년여동안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부상하고, 또한 달러가 다시 강세를 띠면서 기축통화를 향한 위안화의 도전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SCMP는 분석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위안화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위안화의 가치는 상승할 필요가 있다. 

구오타이 주안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린 카이이는 "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약세 탓에 (위안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면서 "통화의 국제적 통용성은 통화의 가치가 높을 때 더욱 커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서 금리인상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위안화의 약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밖에 없다. 

지난 10월 이후로 위안화는 달러대비 무려 3%나 하락했다. 역외와 역내시장에서 모두 8년만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위안화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를 통한 거래도 줄고있다. 

이미 지난달 무역금융시장에서 유로화의 거래규모가 위안화를 앞질렀다. 국제 통화의 사용량 순위에서도 위안화는 지난 10월에 한계단 하락해 6위에 머물렀다. 이렇게 무역 및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지분이 줄어드는 것 역시 위안화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이처럼 위안화 가치의 불안정성이 계속 이어지면서 단기간 안에 달러화 패권시대에 도전하는 위안화의 여정은 더욱 길고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탠다드 차타드 외환 스트레지스트인 에디 청은 "위안화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지불수단으로서의  매력을 급속하게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소속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클레어 황 역시 "미국 달러의 위치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긴 여정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위안화는 통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SCMP는 "미국의 산업생산량은 이미 1894년에 영국을 앞찔렀지만, 달러가 브레튼 우즈 체제를 통해서 기축 통화로 자리잡기까지는 반세기 이상이 걸렸다"면서 위안화가 국제적인 통화로 자리잡는 데도 몇년이 아닌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