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뭐하나, 제동없는 위안화 절하...7위안 갈까

2016-11-25 14:54
중국 위안화 달러당 고시환율 6.9168위안
미국발 변수, 인민은행 절하 용인 등 영향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서 시장 긴장감도 중폭됐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25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6.9168위안으로 고시하며 위안화 가치를 전거래일 대비 0.12% 추가 절하했다. 최근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이 6.7위안, 6.8위안에 이어 6.9위안까지 돌파했지만 아직까지 제동이 걸릴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절하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달러당 환율이 6.6위안에서 6.7위안을 돌파하는데 3개월, 6.9위안 돌파에는 한 달이 걸렸고 6.8위안에서 6.9위안 돌파는 15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최근 위안화 절하의 배경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미국발 변수에 따른 달러 강세와 인민은행 등 통화당국의 절하 용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강해졌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블랙스완'에 최근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가치는 5% 가량 절상됐다.

반면 인민은행은 소극적인 모습이다. 위안화 절하 지속 전망이 커지고 외화유출에 속도가 붙자 인민은행은 과감한 시장개입으로 환율 방어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며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홍콩 금융시장의 오버나이트(1일물) 위안화 은행간 대출금리(하이보)가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인민은행의 개입이 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민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역외 위안화 시장에 개입하면 일반적으로 하이보 금리가 오른다.

이는 환율 방어전에 따른 외환보유액, 외국환평형기금의 감소 등으로 적극적인 개입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제일재경일보(第日財經日報)는 분석했다.

이에 인민은행이 이제는 칼을 빼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전문가 논평을 통해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위안화 절하로 인해 외자 유출도 속도가 붙고 있다"면서 "이제는 인민은행의 환율 방어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서두르거나 조급할 필요없다, 위안화 가치 급락이나 장기 지속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여전히 중국 시장의 중론이다. 단기적으로 요동친 끝에 결국은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투융훙(途永紅)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통화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치솟는 것은 물이 차서 배가 뜨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결국 지나친 달러 강세에 당황한 미국이 먼저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중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3조 위안 이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