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글로벌 환경시장 주목하라…국내 환경산업 기회 잡아야”

2016-11-27 13:32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동남아·개발도상국 ’기회의 땅‘
“기후변화 대비한 각종 환경정책 완성도 높이는데 주력할 것”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27일 환경산업과 보존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육성하고, 중장기 환경정책을 수립 실천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한국환경공단]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경제·사회 전반의 위험요소로 부상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글로벌 환경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배경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환경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지구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환경공단은 산업과 보존이라는 두 명제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얼핏 단순하지만 두 명제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다.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치우칠 경우 발생하는 위험도가 적지 않다.

전 이사장은 지난 7월 취임하면서 공단이 맡은 업무 효율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직구조도 환경산업과 보존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데 중점을 뒀다.

그는 ▲환경시설 고도화 ▲환경서비스 내실화 ▲창조경제기반 강화 ▲기관역량 극대화 등 4개 전략 뱡향을 토대로 조직구조를 개편 중이다.

◆국내 환경산업, 해외 진출이 답이다

전 이사장은 우리나라 환경산업이 기술력에 비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는 부분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환경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단에서는 국내 환경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환경산업이 향후 21세기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사전 포석도 깔려 있다.

그는 “동남아 및 개발도상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도시화로 세계 환경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공단은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자금을 활용해 해외 환경사업을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ODA사업 중 무상원조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협력을 통해 공단은 DR콩고 이디오파 식수·위생개선사업 등 현재까지 총 13건(총 182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동남아 지역에 환경과 결합한 새마을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유상원조사업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우리 폐기물관리 환경정책을 카자흐스탄에 전수해주는 지식공유사업(KSP)사업에 착수했다.

전 이사장은 “개도국별 현지 여건 분석을 통해 한국형 ODA모델인 KSP사업을 지속적으로 제안할 계획”이라며 “한국-개도국간 양자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다자간개발은행(MDBs) 및 녹색기후기금(GCF)와 같은 국제기금을 통한 다자원조 사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ODA사업과 함께 민간과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사업모델로 ’공공-민간 환경파트너십(PPEP)‘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공공-민간 환경파트너십은 해외 발주처에 신뢰도와 공공 네트워크 및 해외사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은 환경기초시설 설계 및 건설을 맡아 해외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형태다.

전 이사장은 “PPEP 사업 사례로 현재 파키스탄 카라치 지역 위생매립지 건설타당성조사(2016년 5∼11월)사업을 민간과 같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대비한 국제사회 약속 실천 중요”

환경시장 산업화도 중요하지만, 경제의 급성장 뒤에 가려진 기후변화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일도 국제사회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온실가스 등을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전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산업화와 같은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변화 주요 원인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며 “기후변화 대응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발생전망치(BAU)의 37%를 감축목표로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은 산업, 건설, 농림, 폐기물 등 환경관련 전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목표 관리를 위한 환경부 국가정책을 지원 중”이라며 “지난해 1월 배출권거래제 시행과 전 준비과정부터 배출권거래제 전담 부서 운영 등 다년간 경험과 노하우를 갖췄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현재 환경부 소관인 폐기물‧수도 분야에 대한 거래제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각 관장기관이 수행한 배출량 적합성 평가, 외부사업 승인·인증사항에 대한 협의·의견개진을 통한 조정기능도 맡았다.

향후 거래제 총괄책임 기관인 기획재정부와 함께 배출권거래제도 기본계획 수립, 탄소시장 가격 급등락에 대비한 시장동향 조사분석 및 시장안정화 대책 마련 지원 등 업무도 공단이 처리할 예정이다.

배출권거래제 외 온실가스 감축은 ’탄소포인트‘ 활용 방안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가정, 상업 등 전기, 수도 및 도시가스 사용량 절감에 따른 탄소포인트를 발급하고,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포인트제‘라는 온실가스 감축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 이사장은 “지난 7월 현재 662만 가구가 탄소포인트제에 동참하고 있다”며 “앞으로 온실가스 관련 정책과 사업이 세계 각국과 주도권 다툼 및 미래 국가 경제 중추를 맡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관련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후변화 특성화대학원 운영으로 252명의 석·박사 배출 및 온실가스 전문인력 2040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이들 전문인력이 신기후체제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중장기적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등 우리나라 기후변화관련 정책 수립 및 집행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괄목할 성과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공단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역공동화 현산을 극복하고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문화로 가능성을 평가 받았다.

세계가 주목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본사업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외지에 나간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며 마을이 활기를 띄고, 수익까지 보장되며 성공한 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 이사장은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기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와 달리, 기피·혐오시설 폐자원을 활용하고 주민이 참여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공급해 가구당 연간 연료비 91만원을 절감하고 퇴·액비 판매로 연간 5200만원, 하수처리장에 태양광시설(343㎾)과 소수력 발전시설(14㎾)을 설치해 연간 9600만원 수익 창출·공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야생화 단지 등 관광자원을 개발해 2년전보다 13가구가 증가, 연간 1억9000만원의 추가적 소득창출 등 풍족하고 생기있는 마을로 변모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2014년 홍천군(환경부), 진천군(미래부), 광주광역시(산업부) 등 3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추진됐다. 이후 지난해 청주시 등 10개 지역, 올해 인제군 등 6개 지역이 친환경타운 조성에 한창이다.

공단은 친환경에너지타운 성과와 함께 올해 세운 목표달성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전 이사장은 내년 정부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공단은 올해 정부경영평가에서 설립 이후 최초로 양호(B) 등급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며 “올해 계획한 사업을 잘 마무리해 내년 정부평가에서 최고등급(A) 달성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흐름은 좋다. 이달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주관 정부 3.0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전기차 보급활성화를 위한 공중전화부스의 변신’ 사례로 대통령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전 이사장은 그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비전을 제시해 중장기적 공단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그는 “이사장으로 단기적 사업성과보다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내외 환경변화 대응, 중장기 미래 신사업발굴을 위해 ‘2025 중장기 경영계획 및 미래사업 로드맵 수립연구’를 연내 완료하고, 용역결과는 내년 사업계획에 담아 임기 내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세부 전략을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하기 좋은 문화 조성이 공단 성장의 핵심

전 이사장은 조직이 발전하기 위해 구성원의 근로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경영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공단이 환경전문 기관으로 거듭나려면 조직안정화가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조직개편은 미래성장동력 창출과 조직의 축소 없이 슬기롭게 기능 조정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며 “환경기술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신성장동력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고, 정부정책 효율적 지원을 위해 환경안전사업단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직개편으로 공단은 환경기술전문기관으로 기술역량을 극대화하고, 국민적 관심사인 안전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국가 환경정책 핵심축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원 근로의욕 고취와 일하기 좋은, 일 잘하는 조직문화정립을 의한 인사제도 혁신도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를 중심으로 정원의 10% 전문직위로 운영해 근무평가 및 승진시 우대 전보제한을 통한 장기근무 실시하고 있다.

또 부서전보 예측이 가능하도록 전보마일리지제 도입, 기피부서 근무기간 가점 부여, 비생활권 근무동기 부여를 강화했다.

능력주의 인사제도 정착을 위해 기존 심사승진 다양화, 심사승진을 다변화하고 발탁승진을 신설하는 등 공개 경쟁시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공단은 100여명의 박사와 100여명의 기술사를 보유하는 등 환경기관 중 최고 전문기관으로 손꼽히지만, 자체적인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업무 외연확대를 위해 학회, 대학교, 지자체 등과 소통하고 교류·협력관계 강화, 전문성을 강점으로 환경부·국회에 정책제안 등 지원 기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1955년 충남 예산, 건국대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일리노이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건국대 대학원 법학 박사, 21회 행정고시,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대통령실 환경비서관, 제8대 기상청장, 경북대 원격탐사연구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