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올해만 30만주 넘게 매입...계열분리 위한 포석?
2016-11-24 14:53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취임 후 9개월 간 자사주만 30만주 넘게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책임경영의지로 읽히는 동시에 SK네트웍스의 계열 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현재 147만5222주까지 확보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11만5000주, 6월 3만주, 10월 5만7772주, 이달 11만 주 등 11차례에 걸쳐 사들인 주식만 31만2772주다.
그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로 읽힌다.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회사 주가를 부양하고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계열분리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관건은 지분율이다.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SK네트웍스 주식은 지분율은 0.59%로 지난 3월 18일 사내이사로 선임됐을 때보다 0.12%늘었다. 개인으로는 최대다.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SK(주)다. 39.12%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SK(주)에 비해 최 회장의 지분은 아직까지 낮지만 향후 차차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유 지분을 크게 늘리면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의 확실한 주인이 될 수 있다.
최 회장이 평소 SK네트웍스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던 점도 한몫 한다.
SK네트웍스는 1953년 부친인 담연(湛然) 최종건 창업주가 선경직물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회사로, SK그룹의 모태다.
최 회장이 지난 4월 SK네트웍스 명동사옥에 첫 출근하면서 "SK네트웍스는 그룹의 모체로 다시 반석 위에 올리겠다"고 한 것도 SK네트웍스의 주인이 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물론 계열분리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 회장이 자사주를 쪼개서 매입하는 게 실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다만 최 회장이 최근 동양매직 인수, 워커힐 면세점 재취득 행보 등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점은 긍정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그간 독자적인 경영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계열 분리를 추진할 가능성은 늘 제기됐던 문제다”며 “최 회장이 신사업 강화를 위한 M&A 추진 등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서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