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퀀텀닷 기업 'QD비전' 자산 인수… 올해 10조 투자
2016-11-23 17:35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에만 총 8개 기업을 쓸어담으며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가전 사업부터 인공지능(AI), 전장사업에 이르기까지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사장)은 "미국의 퀀텀닷(Quanmtum dot·양자점) 기술 기업인 QD 비전의 자산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산인수 방식은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인수 방식에 비해 일부 자산이나 부채만을 매입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부담이 적다.
QD비전은 지난 2004년 미국 MIT공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렉싱턴에서 설립됐다. 250여개 퀀텀닷 재료 분야 원천 특허를 지녔다.
지난 2013년에는 소니와 협력해 퀀텀닷 TV를 개발했고, 국내 기업 가운데선 LG디스플레이와 2010년 퀀텀닷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은 바 있다. 최근에는 TCL과 하이센스, 필립스 등과 TV 및 모니터 디스플레이 관련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QD비전 인수에 대해 "전장기업인 하만을 M&A한 이후 삼성의 두 번째 신의 한 수"라며 "QD비전 기초기술과 삼성종합기술원 응용기술이 융합해 퀀텀닷 개발의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김 연구원은 "QD비전의 퀀텀닷 원천 특허를 활용해 향후 잠재적 특허 소송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QD 비전까지 품게 되면 올해에만 인수 및 투자한 기업은 8개로 늘어난다. 2014년, 2015년 2년간 인수한 기업이 총 8곳인 것을 감안할 때 가파른 속도다. 투자금액도 10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인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스마트TV용 데이터관리 스타트업인 애드기어,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 AI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랩스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지난 14일에는 국내 기업 M&A 역사상 최고가인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를 들여 세계 1위 자동차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이틀 뒤인 16일에는 차세대 문자메시지인 RCS 기술 기업인 뉴넷 캐나다를 인수했다.
지분 투자한 곳은 세계 1위의 중국 전기차·스마트폰용부품 생산 기업인 비야디(BYD)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향후 10년간 지능화, 네트워크화 되는 '스마트카 시대'와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5세대이동통신(5G) 등 자체 핵심 기술력을 피인수회사와 융합해 전장 및 가전 등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신성장 동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결국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M&A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경영을 선언한 이후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M&A를 구사하고 있다"며 "IoT 등 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인류의 생활 양식이 바뀌는 큰 줄기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수익을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