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남경필·김용태, 새누리 탈당 "새로운 대안 만들 때…탄핵 즉각 착수해야"

2016-11-22 16:24

남경필 경기도지사(오른쪽)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비주류 소장파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22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탈당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체제에 기대할 게 없다"면서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우선 선도 탈당 후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함께 대통령 탄핵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탈당으로 새누리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6명에서 5명으로, 당 소속 국회의원도 128명으로 감소했다.
 
남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오늘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면서 "그 자리에 정당다운 정당,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 한 분 한 분이 국민 앞에서 명백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혀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갖고 탄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도 호소했다.
 
창당을 시사한 그는 "새 시대를 열어 갈 가치와 정책들을 나누는 데는 모두에게 열려있다"면서도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아무하고나 손잡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별도의 기자간담회도 열고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의 정계은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 의원이 조직적으로 친박 세력을 활용해 자신을 비롯한 비주류 의원들에게 각종 회유와 압박을 주고 있다고도 밝혔다.
 
남 지사는 "서 의원의 정치 행태는 밤의 세계에서 조직폭력배들이나 하는 모습"이라며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 회유와 압박하는 모습을 하고, 행동대장처럼 뒤에서 지시하는데 이 시점의 새누리당에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을 나가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먼저 헌정질서 복원 로드맵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 국정농단 세력들을 법률에 의해 의법조치시키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헌법질서에 의해 즉각 탄핵에 착수하는 것"이라며 "다만 새누리당 안에 있으면서 탄핵에 찬성한다는 의사만으로 정치권 전체가 탄핵에 착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분당'"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 말대로 이들을 시작으로 한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분당의 현실화다.
 
그러나 차기 대권주자로서 비주류의 구심점 역할을 할 만한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이 탈당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상당수 의원들도 조심스러운 입장이어서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탈당과 보수개편 시나리오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남 지사는 이에 대해 "저는 오늘 행동으로 충분히 말씀을 다 드렸다"면서 "결심은 정치인 한 분 한 분들이 하실 것"이라고 말해, 직접적 설득보다는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비주류 의원들이 주도한 '비상시국회의'의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 남아있는 의원들은 당내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만들어 당 해체를 포함한 재창당 과정을 만들어가야 생각하는 거고, 그분들(남경필, 김용태)은 이런 부분이 제대로 안 되니 저항의 표시로 탈당을 결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각자의 위치에서 실행해 보고 어느 한쪽으로 뭉쳐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본다"면서 "그게 탈당이 될 지 아니면 당을 변화시켜 그분들이 다시 합류하게 될 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방향에서든 우리가 다시 만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탈당에 대해 아직까지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말 오늘은 슬픈 날"이라면서도 "남 지사나 김 의원 개개인에 대해 정치인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 나라의 재목들인만큼 크게 성공하시길 기원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