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vs 알리바바 결제서비스 경쟁, 중국 넘어 동남아로

2016-11-22 14:35
알리바바 알리페이, 텐센트 텐페이가 동남아 결제시장 변화 일으킨다
태국이 최대 격전지, 현지기업과 협력으로 시장 확대 노려

중국 IT 공룡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동남아에서의 전자결제 서비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왼쪽)과 마화텅 텐센트 회장. [마윈과 마화텅]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제3자 전자결제서비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IT 공룡,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경쟁의 무대를 동남아시아로 확대하는 분위기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지난 5년간 아시아 지역의 전자결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중국 대표 IT기업이자 제3자 전자결제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동남아시아에서도 치열한 영역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21일 보도했다.

피유시 굽타 싱가포르 DBS은행 수석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추세에 대해 "중국 IT 거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막강한 결제 플랫폼을 무기로 동남아시아 은행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알리바바 금융 전담사인 앤트파이낸셜(마이진푸)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는 이미 중국 은행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고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는 물론 아시아 전체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동남아시아 전자결제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빠른 성장세와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비자(VISA)가 공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5년 5년간 아시아 지역 전자결제시장의 성장률 기여도는 0.06%포인트에 육박한다. 태국의 경우 전자결제 산업의 성장률 기여도는 0.19%에 달한다. 또, 아직까지 동남아에서 전자결제는 태동단계로 발전 가능성이 막대하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집중 공략하는 동남아 최대 격전지는 빠르게 전자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태국이다. 태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태국 전자결제 거래액은 총 3조8800억 바트(약 128조6000억원)에 달했다.

텐센트는 10월 태국 카이콘 은행과 중국 유커(관광객) 대상 위챗페이 결제 서비스 제공을 선언했다. 중국 유커의 태국 관광업에서의 비중이 커진 것을 노린 시장 진출 방식이다. 카이콘 은행에 따르면 태국 공항, 면세점, 대형마트 등 20만여 가맹점에서 위챗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에서 탄생해 동남아시아 최대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온라임 게임 퍼블리셔 가레나에도 투자했다. 가레나는 최근 온라인 게임 외에 온라인 메신저, 전자결제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빠르게 사세를 키우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1일 태국 최대 재벌이었던 타닌 찌야와논 회장이 이끄는 C.P. 그룹 산하 전자결제서비스 업체 어센드머니와 손을 잡았다. 지분 매입 등 전략적 투자를 약속하며 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앞서 10억 달러를 들여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자다를 인수하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확보는 결제 플랫폼 확장의 의미로 주목된다. 

하지만 아직도 전자결제 '황무지'가 많아 두 기업의 동남아 시장진출과 경쟁의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 모 글로벌 은행 관계자는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여전히 현금경제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쓸 방법이 없다"면서 "잠재력은 엄청나지만 전자결제를 도입하고 소비습관을 바꾸는 데는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