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업체 늘어나는 OLED TV시장, LG전자 1강 체제 흔들?
2016-11-22 07:24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LG전자가 주도하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시장에 중국, 일본 등의 가전업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선보인 LG전자는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전세계에서 판매된 OLED TV 25만3800대 중 95%가 LG전자의 제품이었다.
게다가 나머지 5% 시장을 점하고 있는 중국의 ‘스카이워스’ 등의 가전업체들은 핵심부품인 대형 OLED 패널(이하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없어 LG디스플레이에서 납품받는 상황이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대형 가전업체인 ‘스카이워스’와 중국 최대의 패널업체인 ‘BOE’가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제18회 하이테크 페어’에서 양사의 합작품인 ‘OLED TV’를 내놨다.
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의 패널 대신 BOE의 OLED 패널을 장착했다. 그동안 스카이워스는 자사의 OLED TV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적용해왔다.
OLED TV 시장을 생산하는 가전업체들도 내년까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전자를 중심으로 중국의 스카이워스와 ‘창훙’, ‘콩카’, 일본 ‘파나소닉’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소니’, 네덜란드 ‘필립스’, 덴마크 ‘뱅앤올룹슨’, 터키 ‘베스털’, 독일 ‘뢰베’와 ‘메츠’ 등이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는 OLED TV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자체 OLED 패널의 생산을 위해 관련 대기업이 뛰어들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의 양산을 2018년 개시한다. 샤프도 2천억엔(약 2조1340억원)을 OLED 패널의 개발과 생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OLED TV 시장의 주도권을 다툼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전자는 아직까지 관망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가전업계 관계자는 “OLED TV 시장을 LG전자가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시장 성장에 독이 됐다”며 “진출하는 업체가 많아져 OLED TV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면 이 시장에서 확실한 브랜드를 가진 LG전자에 가장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시장 진출을 선언한 대부분 업체들이 아직 자체 기술로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없는 만큼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수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HS에 의하면 TV용 OLED 패널의 시장 규모(판매액 기준)가 올해 9억2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에서 오는 2022년에는 52억달러(약 6조16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업체의 증가를 위협요인이 아닌 기회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세계에서 OLED TV하면 LG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은 낮아지더라도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안이하지 않고 차별화된 기술로 주도권을 유지하며, 상황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OLED란?
OLED는 최근 LCD(액정표시장치)를 빠르게 대체하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기술이다. OLED의 가장 큰 장점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다(자발광)는 것이다. LCD는 빛을 내기 위해 BLU(백라이트유닛)라는 별도 광원장치를 후면에 부착해야 한다. 하지만 OLED는 특수한 유기발광물질이 입혀져 있어 자발광한다. 이 덕분에 LCD보다 더 얇게 제작이 가능하다. 또 LCD보다 응답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잔상 없이 자연색을 구현할 수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이 왜곡되지 않으며, 3차원(3D) 입체영상을 왜곡 없이 표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