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넘는 거액 저축성예금 6개월 새 19조원 증가
2016-11-20 10:00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은행의 저축성예금 가운데 10억원이 넘는 '거액 계좌'의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등 저축성예금 잔액은 1033조4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24조7370억원) 증가했다.
저축성예금은 가계, 기업 등이 자산 증식 등을 위해 금융기관에 일정 기간 자금을 맡겨두는 상품을 말한다. 요구불예금보다 유동성은 낮지만, 금리는 높은 편이다.
이 중 예금액이 10억원을 초과한 계좌의 총잔액은 454조5460억원으로 6개월 사이 4.4%(18조9880억원) 불었다. 계좌 수도 약 6만개로 같은 기간 2000개가량 증가했다.
반면 1억원 이하인 저축성예금의 총잔액은 390조236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0.7%(2조877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밖에 1억원 초과~5억원 이하인 계좌는 131조9510억원,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47조3140억원으로 총잔액이 각각 1.8%(2조3740억원), 1.1%(4990억원) 늘어났다.
10억원이 넘는 저축성예금이 부쩍 증가한 것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수익 등으로 발생한 자금을 은행에 많이 넣어두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을 관리하려고 거액의 기업예금 유치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다.
저축성예금을 상품별로 보면 올해 6월 말 저축예금의 잔액은 218조85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8조7530억원) 늘었다. 이 기간 기업자유예금은 3.4%(5조5960억원), 정기예금은 1.9%(11조570억원) 각각 증가했다.
반면 가계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이 가입하는 정기적금은 잔액이 34조8950억원으로 3.5%(1조278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