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제일기획 압수수색…장시호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본격 수사(종합)

2016-11-15 13:32

[사진=JTBC 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씨와 조카 장시호(37)씨 측이 주도한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5일 오전 삼성그룹 계열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강남구 삼성그룹 서초사옥에 내 제일기획 소속 스포츠단 사무실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재무자료, 스포츠단 운영 자료 및 자금 지출 내역서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제일기획 스포츠단이 장씨가 실소유하고 있다는 비영리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불법자금을 지원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작년 6월 센터 설립에 막후 역할을 했고 문체부의 지원 아래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센터는 우수한 체육 영재를 조기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시키는 것을 사업 목적으로 내세웠는데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문체부로부터 6억7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삼성도 작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센터가 주관하는 빙상캠프 후원 등의 명목으로 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영재센터를 중심으로 불법 자금 흐름을 파악한 뒤 최씨나 장씨가 소유한 다른 업체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더스포츠엠'이라는 회사도 의혹 선상에 올라 있다. 올 3월 설립된 이 업체는 불과 3개월 뒤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맡았다.

자본금 1000만원에 이렇다 할 실적도 없는 신생업체가 이러한 계약을 따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K스포츠재단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최순실씨와 모의해 국가사업에 관여하며 사익을 취한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영재센터와 더스포츠엠이 내후년 치러질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법인·회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씨가 김 종 전 문체부 2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인사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검찰은 조만간 장씨를 소환해 제일기획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경위, 자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제일기획은 최순실씨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근무했던 곳으로도 주목받았다.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47·구속)씨 인맥으로 분류되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에 등장하는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등이 제일기획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