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1월 항쟁 현장, 집중 조명…'희망을 보다'
2016-11-13 15:38
제작진은 광화문 촛불 집회 현장에서 수많은 미래 세대와 접했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등에 상처를 받은 10대들이 뛰쳐나온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0%인 20대들도 기치를 올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 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서 신조어는 헬조선을 지칭한 걸로 보인다. 이를 두고 20대 사이에선 청년실업과 양극화에 허덕이는 가운데 억지 자긍심을 강요받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10대와 20대는 집회 현장에서 패러디한 각종 그림과 해학적인 글을 선보이며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었다.
어린 아들과 딸의 손을 붙잡은 부모들은 “내 자식들이 이런 나라에서 성장해선 안 된다”며 광장에 나온 이유를 외쳤다. “부모가 먼저 광장으로 가자”고 권했다고 밝힌 자녀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위로와 공감을 통해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안타깝게도 국민 대통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약과는 먼 행보를 보였다. 특히 박 대통령을 풍자하거나 다른 의견을 내는 예술인을 핍박해 표현의 자유를 억눌렀다는 지적이 많다.
가령 검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에 있는 건설 현장 담장에 일본 전범기를 배경으로 박 대통령을 그리고, 그 밑에 일본어로 안녕히 가시라는 뜻의 '사요나라'를 적은 그림을 그린 혐의로 25살 홍승희 씨를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12일 법원은 홍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검찰의 처분이 무리했음을 반증했다.
시민들은 분노를 평화적으로 표출했다. 굿판을 벌이는 학생들, 오방낭을 든 시민들, 외계인 탈을 쓴 청소년들 등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 찬 문화제였다.
이처럼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돼 경찰은 예전처럼 물대포를 동원할 명분도 없었다. 12일 3차 집회에 앞서 1·2차 집회도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 때문에 법원도 “집회 참가인들이 그동안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 등에 볼 때 평화적으로 진행될 걸로 예상한다”며 처음으로 청와대를 목전에 둔 율곡로 행진을 허용하기도 했다.
광화문 촛불 집회의 현장은 13일(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되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