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트럼프 당선, 경제 부정적 파급효과"

2016-11-09 16:55
금융시장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전환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최근의 국내 상황과 결합될 경우 우리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6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의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된 이후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도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수시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여는 한편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과 외채, 외화 보유액을 철저히 관리하고,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거시건전성 조치의 탄력적 운영, 민간부문의 외화자금 조달 등 외화자금 유입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트럼프 후보자의 경제 정책이 제조업 부흥과 인프라 투자확대 등을 통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우선 목표로 둘 것으로 내다봤다.

유 부총리는 "대외정책은 현재보다 보호무역주의 성향과 주요국에 대한 환율 관련 압박 강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의회구성이나 업계 요구에 따라 대선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글로벌 불확실성이 심화돼 성장과 정체의 기로에 있는 지금 한·미 양국의 공조가 더욱 강화되고 진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트럼프의 산업정책이 인프라 투자확대, 제조업 중심 정책, 화석에너지 등 자원개발을 강조할 것으로 보고 관련 분야의 교역과 투자확대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미국 의회 비준 여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통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모두 흔들림 없이 모든 경제 현안을 빠짐없이 챙기고 해결해 나가겠다"며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의 속도를 배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추경 관련 민생예산이 국민께 신속히 전달되고 구조조정 대책이 현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각 부처는 집행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내년도를 위한 정책과제 준비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6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