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공 넘긴 野 3당…"촛불과 함께 갈 것"
2016-11-09 16:47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야 3당이 9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제안을 거부한 것은 2선 후퇴와 권한 이양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책임총리제'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최순실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3차 촛불집회'(12일)까지 청와대에 공을 넘기고 대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계산도 선 것으로 보인다.
◆ 청와대에 다시 공 넘긴 野…"12일 시국집회서 민심 뜻 확인"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시국집회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 모이고 확인되는 장이기 때문에 야 3당이 함께 참여해서 국민과 함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8일 제안은 2선 후퇴와 총리에게 넘길 권한의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진정성 없는 제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주도권을 완전히 내려놓겠다는 확약을 할 것을 요구하며 공을 다시 청와대로 넘긴 야당의 다음 스텝은 12일 열리는 3차 촛불 민심의 규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본인의 권한을 제한하는 명확한 범위를 충분하게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국정 농단 사실과 수사 결과들이 보도되는 상황에서 야당이 강경한 입장을 내놓더라도 당장 (국정 정상화를 방해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윤 센터장은 이어 "(12일) 촛불집회 규모와 강도가 세지느냐 그렇지 않느냐 여부가 중요하고 그 이후 박 대통령이 추가적인 입장, 조치를 내놓느냐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 일부에선 박 대통령의 '하야'만이 유일한 정국 수습책이라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만나 '최순실 사태'로 혼란에 빠진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사람은 또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정치·사회 지도자 모임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공화국의 주인인 국민은 대통령의 사퇴를 원한다. 사퇴가 전제 안 된 어떤 해결책도 미봉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온존(2선 후퇴나 책임총리 등)을 전제한 수습책을 수용하면 불똥이 야당에 튄다"며 "국민 뜻을 따라 탄핵절차에 착수하고 모든 수습책은 대통령 퇴진을 전제로 논의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