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순실 딸 정유라 강제소환 가닥..."소재 파악 중"
2016-11-09 15:19
문건 유출 관련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 비서관 소환 임박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검찰이 '비선실세' 최순실씨(60)의 딸 정유라씨 특혜 지원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정유라씨를 소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정씨의 승마선수 활동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거액을 불법 지원한 의혹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최씨의 ‘돈세탁’ 창구로 여겨지는 ‘더블루케이' 독일 법인 지분과 독일 내 5억원대 주택 등을 보유하고 있는 등 최씨와 함께 공적자금을 유통해 사적 이득을 본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정씨가 지난달 말까지 국제승마연맹(FEI) 공식 홈페이지에 자신의 소속팀을 삼성으로 기재한 점과 앞서 드러난 여러 특혜 정황이 맞물리면서 법조계에선 송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검찰은 정씨가 국내로 들어올 경우 다시 나가지 못하도록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외에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 비서관을 이번주 중 소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두 사람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문건 유출을 지시한 자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구체적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의 작성과 보고를 총괄했다는 점에서 정 전 비서관과 공범 관계로 추측되고 있다. 그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는 문건의 외부 유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정 전 비서관은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할 때도 주로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청와대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다. 최씨의 의상실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이영선 전 행정관이 한때 속했던 제2부속실도 안 전 비서관 책임 아래 있었다.
검찰은 이들을 소환조사한 후 박 대통령을 상대로 서면조사나 방문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검찰은 두 재단 설립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정부에 대가를 바라고 800억원을 불법 지원한 의혹 규명을 위해 고심 중이다.
현재 검찰은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대기업들에게 불법 모금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만큼 박 대통령과 대기업 간 모종의 관계를 캐내기 위해 수사력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8일 검찰은 현대차 박 모 부사장을 소환해 두 재단에 지원한 128억원의 성격과 대가성 여부를 조사했다.
앞서 지난해 7월 24∼25일 두 재단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간의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지금껏 두 재단이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아울러 검찰은 최씨의 딸 정씨에 대한 삼성의 35억원 특혜 지원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최씨와 삼성 등 대기업 간 불법거래가 있었는지 등 여부를 살피는 중이다.
검찰은 전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과 대한승마협회, 한국마사회 등 9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사무실과 그의 자택 등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삼성전자의 황성수 전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삼성 외에도 정씨를 불법 지원한 대기업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최씨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가 전날 밤 입국한 즉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차씨를 매개로 한 국정농단 의혹, 문화예술계 비리 등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