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재벌 "돈 못버는 기업은 부도덕해"
2016-11-09 08:27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수익 못내면서 기업 몸값 높은 건 비합리적"
"주주의 투자에 기대 연명하는 건 사회자원의 낭비"
최근 자금난 빠진 '인터넷신화' 러에코 겨냥했나…
"주주의 투자에 기대 연명하는 건 사회자원의 낭비"
최근 자금난 빠진 '인터넷신화' 러에코 겨냥했나…
중국 최대부호인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열린 '2016 중국브랜드포럼' 석상에서 한 말이다. 이 발언엔 중국 최고 부호이 생각하는 기업가치관이 들어있다. 왕 회장은 미국 포브스지가 꼽은 올해 중국 최고부호다. 이날 왕 회장은 수익도 내지 못하면서 스토리텔링에 기대 몸값만 높이는 기업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신경보 보도에 따르면 왕 회장은 이날 "기업의 존재가치를 이야기할 때 '수익'이 중요한 지표"라면서 "돈을 못 버는 기업은 부도덕하다"고 꼬집었다. 그런 기업들이 증시에 상장해 오랜 기간 살아남는다면 그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왕 회장은 주주들의 투자에 기댄 채 연명하는 기업은 존재해서는 안되며, 이는 사회자원의 커다란 낭비라고 덧붙였다.
왕 회장은 또한 기업의 시장가치를 언급하며, 기업의 가치를 매길 때는 기업의 가치를 매길때 매출이 아닌 순익이 위주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출만 고집하는 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100억 매출에 1억 순익을 내는 기업과 1억 매출에 1억 순익을 내는 기업 중 당연히 후자가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
왕 회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중국판 넷플릭스', '테슬라 맞수'라는 등의 타이틀을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중국 '인터넷공룡' 러에코(樂視網 러스왕)'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자금난을 겪는 가운데 나와 주목됐다.
러에코는 2004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사업을 시작해 스마트폰·스마트TV·전기차 등으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징둥에 이어 시총 1000억 위안 넘는 중국 인터넷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차기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난이 러에코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창업판(차스닥)에 상장된 러에코 주가는 지난 2일부터 4거래일에 걸쳐 무려 14.5%가 빠져 37.85위안으로 추락했다. 지난 해 9월 이래 최저치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28억 위안(약 2조1000억원)이 넘게 증발했다. 러에코는 지난해 130억 위안 영업수익을 거뒀지만 영업이윤은 6942만 위안에 그쳤다.
차스닥 상장사인 가상현실(VR)업체 폭풍과기(暴風科技)도 실적은 낮은데 시총이 높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신경보 보도에 따르면 폭풍과기 시총은 160억 위안, 주가수익비율(PER)은 617배로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폭풍과기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6억5000만 위안으로, 영업수익이 매년 수 억 위안에 그치고 있다. 같은기간 순익은 1억7200만 위안으로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