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시켰다" 진술 잇따라… 들끓는 민심 3차 촛불집회 '제2광우병 사태' 되나
2016-11-08 10:42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은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하면서, 오는 12일 열릴 3차 대규모 촛불집회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안 전 수석은 지난 2일 검찰 조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이 박 대통령 지시로 설립됐고, 800억원의 대기업 출연금 모금 상황 역시 박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됐다"고 진술해 논란이 됐다.
경제 전문가인 안 전 수석은 2005년부터 박 대통령의 '경제 참모' 역할을 했으며, 2007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에도 가정교사 역할을 한 '5인 스터디 그룹' 멤버로 활동했다.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정 전 비서관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연설문 초안 등을 여러 사람이 검토하는 게 좋겠다"면서 "최순실씨에게도 전달해 의견을 들으라고 하셔서 문건을 줬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1998년 4월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18년간 줄곧 곁에서 보좌해 청와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오는 1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국민이 승리합니다'라는 문구로 민중총궐기 3차 대규모 촛불 집회를 개최한다. 이번 집회는 그 어느 떄보다 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적 분노과 실망감이 거세진 만큼 1·2차 촛불집회 때와는 전혀 다르게 엄청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달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차 촛불집회에는 5만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의 시민이 몰렸다. 당초 주최 측 예상 참여 인원은 3000~4000명이었지만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광화문 일대가 인파로 북적였다.
이어 이달 5일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 2차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만명(경찰 추산 4만5000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3차 촛불집회에 참여할 서울광장 집회 인원으로 5만명을 신고한 상태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지난 문화제에 20만명이 모인 것으로 볼 때 이번 집회에는 50만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 인원은 100만명"이라고 말했다.
경찰 측에서도 지난 2차 집회보다 최소 2배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주말에는 지난주보다 많은 10만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준법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어 "이번 집회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현되지 않는다면 막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최후방에서 불가피하게 살수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국민의 분노가 1960년의 4 ·19혁명, 1987년의 6월 항쟁과 비슷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표현한 만큼, 지난 '2004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주최 측 추산 22만명)’나 '2008년 광우병사태(주최 측 추산 70만명)’이상의 시민이 운집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